[광교신문=김병수의 제주도사나] 

볼일이 있어 오랜만에 전북대에 들렀다.

공사중인 제1 학생회관이 눈에 띈다. 내 학창시절엔 이층엔 전북대신문사와 방송국이, 1층엔 서점, 안경점, 복사문구점, 잡화가게 등이 있던 곳이다.

마당은 5.18당시 학교에 진주한 계엄군에의해 희생된 고 이세종 열사를 기려 이세종 광장이라 불렀었다. 이곳 광장에서 연설을 듣고 하기도 했던 기억도 어제같다.

지나는 이가 새로 짓는다고해서, 놀랜 마음으로 현장 노동자들에게 물으니 리모델링중이라한다.

최근 몇해 동안 전북대는 정문, 분수대 인근 뿐 아니라 인문사회관 등을 한옥 혹은 한옥식 건축물을 올렸다.

상징 공간의 하나인 정문 한옥은 독립적 오브제로 그럴듯하지만, 나머지는 주변과 어울리지 않을 뿐 아니라 연관된 활동도 없어 보였다.

전북대는 지난해 돌아가신 장명수 선생님이 총장으로 있을때 대대적이라 할만큼 나무를 심어 캠퍼스의 경관에 큰 변화를 줬다.

 

생전에 찾아 뵈었을때, 진안 용담댐 건설(1990년 착공)로 많은 나무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를 대학에 옮겨 심자 전시용이라거나 환경이 달라 살 수도 없는 나무를 가져왔다는 비난에 시달렸다고 했다.

당시 고충이 컸을테지만 정성으로 돌본 나무들은 오늘날 캠퍼스를 풍요롭게 만들어 줬다. 숲과 건축의 조화를 통해 우리가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일상의 풍요를 구가한다는 점은 놀랍기만하다.

지금 학생회관을 고쳐 쓰려는 것은 정말이지 때늦은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기왕의 공사가 건축물 뿐 아니라 2학생회관, 평화의숲(우리때는 비둘기집이 있던 작은 숲을 그렇게 불렀다), 운동장 등과 함께 하나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디자인 되면 좋겠다.

스포츠, 요가, 워크숍 등 학생 활동 프로그램과 정원의 안락함, 지역주민과의 관계 등이 고려되면 좋을듯하다.

물론 낡아 보이는 지금 건축물의 입면 파사드는 잘 보존 해서 성마른 개조의 피해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학창시절의 감회도 새롭긴하다. 담엔 천천히 교정을 걸어 봐야겠다. (24.01.05)

 

* 글 • 사진 : 김병수 우도 담수화시설 문화재생 총괄기획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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