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김병수의 제주도사나] 우도 문화유산 주민워크숍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주엔 건축공간연구원 auri 이영범 원장님 초대로 세종시에 들러 우도 문화재생 사례 발표를 했습니다.

현장 연구를 중시하는 연구원 분위기 그대로 참여한 연구원 분들의 진지함이 느껴졌습니다.

우도는 N잡러 주민이 많습니다.

교육과 복지는 주민 몫이기도 하고, 일과 봉사의 경계에서 꾸준히 해오는 일이 있습니다. 버스나 배편과 같은 필수 모빌리티 수단 역시 공유화되어 있고 운행 전 과정에 주민이 투자자이자 일터로 참여합니다.

또 자연 환경을 공유해 온 전통에 따라 바다와 땅을 가꾸는 것도 여럿이 손을 보태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보리 땅콩 농사만 하는 게 아니라 펜션이나 민막 등의 일을 거들어 같이 하고 바다에 나가는 것도 함께 해냅니다.

육지에선 오래전 잊혀진 간단명료한 공유 관습이, 이곳 우도에선 협동조합과 일 나누기로 현실화된 채 일상을 채워 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시대적 의미를 파악하고 발맞춰 나갈 제도적 사회적 합의를 위한 갈등과 협의가 계속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도를 이해하고 파악해 갈 수록 제주의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지역의 미래에 대한 영감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신뢰 할 만한 삶을 위한 바탕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을엔 ‘건축공간연구원Auri’와 함께 우도에서 현장 세미나를 개최하려 합니다. 현대 건축과 문화유산에 대한 실천적 사유의 현장이 되리라 기대해 봅니다.

 

얼마전엔 제주관광공사 고은숙 사장님 초대로 우도 다회용컵 이용 캠페인 내용을 듣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우도의 환경과 관광을 함께 할 방안을 토론을 하기도 했습니다.

숨을 고른 후 6월엔 우도에서 주민과 함께 토론회를 준비해 보려 합니다.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대안을 관광공사가 앞장서 고민한다는 게 뿌듯하기도 합니다.

제주는 방문객이 많고 양적인 수준에 큰 부족함이 없지만, 좀 더 지속가능한 관광이란면에선 개선 여지가 많습니다.

우도 관광의 한 특징은 관광객 평균 3시간 체류와 같은 현상입니다. 도항선을 공유한 주민 입장에서 이런 빠른 순환은 돈이 됩니다. 그런 한편 짧은 시간에 쫒겨 일방적 소비로 이뤄지는 행태에서 파생되는 부담도 큽니다.

담수장의 문화적 전환을 준비하는 우리도, 우도의 아름다운 환경을 보존하고 섬 주민의 문화와 일상을 풍요롭게 가꿔 가기 위한 지혜를 구하기 위해 우도 유산워크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시설이란 앙상한 말의 실체를 부여하는 것은 한 지역을 심층적으로 들여다 보고, 주민 스스로 밝혀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미래를 만들어 갈 주체이고 전략입니다. (23.05.03)

 

* 글 • 사진 : 김병수 우도 담수화시설 문화재생 총괄기획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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