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김병수의 제주도사나] 우도 담수장 재생을 계기로 공간의 전환이 지역(생태계)과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생각한다.

담수장이 멈춘 십년은 본섬을 통해 수도가 들어 온 결과지만, 우도 뿐 아니라 제주 전역에 방문객이 급증한 시점이다.

세월이 좀 더 지나면, 이 절묘한 타이밍으로

1)생존에 가장 큰 영향을 줬던 물 공급의 불편이 사라진 것과

2)관광 인구의 증가와 물 문제의 해결로 다양한 개발 수요가 폭발 했으며

3)이로 인해 다양한 사회문제와 주민 갈등이 증폭되게 된 시기로 인식 될 것 같다.

지금 우도는 생존의 위험이던 물 문제 해결과 / 유동인구의 증가로 생기는 기회와 위험을 동시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지난 십년 거주 인구가 늘지 않았음에도 차량 등록 대수(관람용 차량이 대부분)와 부동산 가격이 각각 수 배씩 증가 해 왔다.

바다와 땅을 공유해 온 경제적 공동성 위기는 우도에 들어 오는 이동성(도항선)을 공유하며 해소 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도 곳곳에서 공동체 생활과 문화를 떠 받쳐 왔던 공동 물통 대부분이 사라졌으며, 벗어 날 수 없던 재해로 부터 안전을 기원해 온 해안 액탑(방사탑)이 우도 밖 거주자에게 매매된 시간이기도 하다.

이 문제는 우도의 몇몇 활동가에 의해 위험을 알리는 계기가 되지만, 목소리는 작고 그간 소외되어 온 섬 사람들의 발전에 대한 원은 완고하다.

일방적인가 싶을 때 더욱 상대와 대화해야 한다. 서로 상승되며 반목하는 것으로는 모처럼의 문제의식마저 사장될 수 있다.

 

관광 인구의 증가는 위험한 바닷일과 힘든 농사에서 생계를 구해 왔던 주민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 왔다.

공동체의 낮은 생산력과 개인의 권리와 자유로운 영향력은 조금씩 확대 되고 있다.

행정면의 권위가 축소되고, 공유자산에 출자한 주민의 안전망이 유지되고 있으며, 직업 선택의 폭과 질이 생활의 균형을 이루게 된 장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배와 버스와 바다와 목축과 학교와 무엇 보다 물을 공유해온 기억은, 이해관계가 우선한 개인 및 소지역주의에 자리를 내주며 풍요로운 우도의 발전을 꿈꾸나 개인과 집단의 다양한 자본 권력에 종속적인 상태가 불러온 부조리와 함께 할 것이다.

우도에 수도관이 연결 되면서 담수장은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방치된 시설을 개선해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어떤 재생인가 그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현재의 우도를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에서 찾아져야 한다.

둘레가 10키로 정도인 섬에 등록된 주민이 1700여명이다. 제주에 속한 8개의 유인도 중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다.

자족적인 삶을 꾸려 나가기에 좋은 여건은 아니었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이를 찾는 외부적 요인으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그에 따라 볼거리들이 자리를 차고 들어 오게 되며 섬 공간은 더 큰 개발을 부르며 몸서리 치게 된다.

그리고 그 기회가 내부를 뒤흔들며 삶의 기반 뿐 아니라 환경의 축복을 끝낼 수도 있다.

행정도 공급 만능이 아닌 수요에 기반한 현장 주도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여전히 목소리를 단순화된 민원으로 , 지원을 성과주의적 틀 안에서 제한 한다. 한국 사회의 동시대성이란 정말 지긋지긋하다.

비어있는 담수장의 다음 이야기를 준비하기 위해 여러 사람과의 협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이틀 서울에 머물며 만남을 가졌는데, 수월하게 이뤄 진다. 그리고 밤이 되면 갈증에 시달린다.

우도에 살아야 하나 그러면 좀 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전주 한옥마을에 살던 시절이 내 전부인 때도 있었다.

전부가 된 어떤 때가 그립긴 하다. 그러나 그 시절을 통해 다른 이, 아니 [광교신문=김병수의 제주도사나]전주 한옥마을은 어떤 길을 걷고 있나, 우리가 함께 살며 이루고자 노력했던 그 일은 전주에게 상징자본 이상의 일상을 아름답게 변화 시켰나. 너무 오래 어쩌면 일찍 나는 멀어져버렸다.

이젠 먹고 살만하지 않나 하기엔 여전히 실감되지 못하며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속에 우도 뿐 아니라 우리가 있다.

이런저런 사념으로 주말을 보낸다.

태풍 온다고 호들갑 떨어야 닥쳐서도 안전한 것인가. 산책하며 좀 쉬어야겠다. (22.09.04)

 

* 글 • 사진 : 김병수 전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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