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이헌모의 일본 이야기] 

80년대 전두환 정권 때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30개월 군 생활하며 춥고 배고프고 졸립고 모든 게 서러웠던 시절.

서로 의지하고 도우며 끈끈한 정으로 동고동락 했던 동기 둘과 30년 만의 재회를 한 날이 6년 전 오늘이었다.

나는 일본에서 날아와 서울에서 대전으로 내려가고, 김 하사는 부산에서 대전으로 올라와 박 하사가 운영하는 중국집에서 30년 만에 반가운 해후를 했다.

대낮부터 시작한 술판이 2,3차로 이어지면서 1박 2일에 걸친 걸죽한 재회였다. 덕분에 난 칠칠맞게 지갑을 잃어버리고 일본으로 돌아가 모든 증명서, 카드 등을 재발급 받느냐 골머리를 앓았었지.

그런데 그 이후의 만남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 없는 내탓이 크기는 하다. 이제 코로나가 물러가면 한국 가서 다시 두 동기 녀석을 집합시켜야겠다.

두 녀석 모두 계급은 나와 똑같은 일반하사지만, 내가 키도 제일 크고 제일 잘 생겼기에 당연히 내가 고참이고 형님이 된다. 원래 80년대 전두환 정권 군대는 그랬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 글 • 사진 :  이헌모 일본 중앙학원대학(中央学院大学) 법학부 교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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