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IN이슈=지용진] 경기도 안양시에서 지난 1일 발생한 도로포장 공사 현장 노동자 3명 사망 사고와 관련 산업재해에 대한 여러 우려와 함께 하도급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안양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강득구(만안)-민병덕(동안갑)-이재정(동안을) 의원을 중심으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위가 결성됐다.

이들은 정의당 진보 야당과 지역 내 노동사회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안양 롤로 사고 중대 재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난 4일 성명에서 “건설 기계 운전 노동자가 운전이 아니라 직접 안전 고깔을 치워야 했고 장비 유도원이 배치되지 않고 교통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현장 관리의 문제가 드러났다”며 “사업주는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았았다”고 주장했다.

또 "공사는 LG유플러스 발주로, 원청은 S&I건설, 하청은 LS일렉트릭"이라며 "문제는 롤로를 운전한 건설기계 노동자와 재해를 당한 3명의 노동자는 재하청 통보를 받은 통광이라는 업체 소속으로 명백한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라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은 재하청 사실을 발주처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LS일렉트릭 측은 이에 대해 법적 다툼이 있는 사안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하청은 불법 행위이지만 예외 조항이 있고, 자체적으로 하도급을 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LS일렉트릭 측은 "안전관리자를 배치해 현장 관리를 했고 통광이라는 업체는 토목, 전기 매설을 전반으로 하고 있어 전문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발주처에 재하도급을 알리는 것도 의무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사고 수습도 최대한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기공사업법은 전기공사 시 재하도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불법 하도급 여부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일 오후 6시41분께 여모 씨 등 작업자 3명이 사고 현장에서 전기통신관로매설 도로포장 작업 도중 롤로(바닥 다짐용 장비)에 갈려 발생한 사건이다.

이들중 관을 매설하는 담당으로 내년에 회갑을 앞두고 있던 인부가 도로 포장 인력이 따로 있었음에도 투입돼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운전자 A씨(62)는 경찰 조사에서 “롤로를 주행하던 중 주변에 있던 안전 고깔(라바콘)이 바퀴에 끼어 이를 빼내기 위해 롤로를 멈추고 내리려는 과정에서 옷이 기어봉에 걸렸고 이로 인해 주행 모드로 전환되면서 롤로가 갑자기 작동했다”고 진술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경찰과 협조해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만안구청에 긴급 사고대책상황실을 차려 사고 전반에 대한 상황파악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는 산재사고는 OECD 10위 안에 드는 산업대국의 어두운 이면으로 아직 산재에 있어 후진국임을 자임하는 꼴이다.

우리의 산업현장을 제대로 인식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없다면 또다시 대형 산재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법도 없을 터다. 또 하도급 시스템에 있어 산업안전에 맹점은 없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이제라도 산재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본격적 공론화로 제대로 된 법과 제도의 정착을 유도하고 산업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의 개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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