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나는 페이스북 글 등을 통해 지식인의 각성을 촉구해온 바 있다. 현실 정치가 엉망인데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랬다. 실제로 지식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 가운데 양다리를 걸치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한다. 그런 사람들은 어용이라고 한다. 어용 지식인이 많으면 사회는 맑아질 수 없다. 모름지기 지식이라면 바른 소리를 해야 한다.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보수든, 진보든 따질 이유가 없다. 그 성향은 사상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따질 일도 아니다. 다만 옳지 않음에 대해서는 지적하는 것이 진정한 지식인의 책무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대중의 눈을 가리기도 한다. 이를 유식한 말로 혹세무민(惑世誣民)이라고 한다.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임을 뜻한다.

어용으로는 유시민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한 때 진보진영을 대변하는 지식인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런데 요즘 유시민을 보면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논리도 없다. 그냥 어거지다. 이를 맹종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 지금 유시민의 행동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다. 궤변의 대가다. 내용이 있을 리 없다. 자기 도취에 빠져 미궁을 헤매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최근 가장 돋보이는 사람은 진중권이다. 진중권도 진보진영의 대표적 학자였다. 유시민과 가까운 사이이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둘이 완전히 등을 돌렸다. 진중권은 유시민 저격수라고 할 만하다. 유시민이 잘 대응을 못 한다. 이는 진중권이 옳은 소리를 하고, 유신민은 궤변을 늘어 놓는 까닭이다. 나는 진중권이 진보에서 보수 쪽으로 전향했다고 보지 않는다. 진중권은 옳지 않음을 지적한다고 할까.

하태경 의원이 재미 있는 표현을 했다. 하 의원은 "백 명의 야당 의원보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한 명이 낫다"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실 그렇다. 야당 의원들은 현재 공천에만 신경 쓰고 있다. 그들에게 국가는 없다. 오로지 자기 영달을 위한 공천 뿐이다. 내가 정치인, 특히 국회의원들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 의원은 "시중에는 '백야불여일진'이라는 말이 회자된다"면서 "백 명의 야당의원보다 진중권 교수 한 명이 더 낫다는 말이다. 이 정부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랬던 내부자였기에 진 교수의 비판은 예리하고 정확했다"고 짚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판박이라는 진 교수의 날카로운 지적을 그대로 소개하겠다"면서 "정유라가 금메달 들고 면접을 봤다면, 조민은 엉터리 증명서와 위조된 표창장으로 면접봤고, 박관천이 십상시 문건 만들었다가 청와대에서 '찌라시' 소리 들었다면, 김태우는 유재수 비리 적발했다가 청와대에서 '미꾸라지'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우리 지식인들에게 묻겠다. “유시민이 옳으냐, 진중권이 옳으냐.” 상식이 있다면 바로 판단이 설 게다. 지식인의 침묵은 죄를 짓는 것과 다름 없다. 나도 작은 목소리라도 끊임 없이 내고 있다. 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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