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자식 자랑하는 사람들을 팔불출이라고도 한다. 어디 가서 자식 자랑하지 말라는 얘기일 터. 그러나 나이들면 공통 화제가 두 가지로 모아진다. 건강과 자식 얘기. 나 역시 두 가지를 부러워 한다. 건강한 데다 자식 농사까지 잘 지은 사람들을 보면 정말 부럽다. 건강이 더 중요함은 물론이다. 자식들이 잘 되면 부모들도 돋보인다. 둘 다 갖추는 게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최근 두 개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이 아들 중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것. 또 하나는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아들을 장가보내며 며느리를 맞이했다는 기사다. 이부진도 어느 엄마와 다름 없었다. 엄마들 사이에 끼어 연신 사진 찍기에 바빴다. 이부진은 전 남편 임우재씨와 이혼한 터라 더욱 그랬을 것으로 보인다. 아들과 함께 한 이부진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대한민국의 엄마 그대로였다.

 이부진의 일거수일투족도 취재 대상이다. 그가 입는 옷, 구두, 핸드백 등이 주목을 끈 지는 오래다. 한국 최고의 부자다운 맵시를 자랑한다. 언론들은 취재를 통해 가격을 매긴다. 이번에는 어떤 가방을 들고 나올까. 어떤 옷을 입을까. 늘 흥미거리이기도 하다. 이부진이 국산품을 입거나 들고나온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다. 반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국산품도 자주 애용한다.

 정몽규 회장의 아들은 누가 보아도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 했다. 20대에 박사 학위를 받고 카이스트 교수가 됐으니 말이다. 그것도 AI 전공이다. 재벌 자식 가운데 최고로 여겨진다. 정 회장이 자식 농사를 가장 잘 지었다고 할까. 정 회장과 대학을 같이 다녔다. 아버지 정 회장은 그렇게 학구파가 아니었다. 그런데 아들은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정 회장의 장남 정준선 교수는 영국 이튼스쿨에서 수학 후 옥스퍼드대에서 석, 박사 학위를 받은 인공지능 전문가로 알려졌다. 옥스퍼드 재학 중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와 함께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네이버에서 병역특례 요원으로 복무하기도 했다. 정몽규 회장 역시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철학 정치학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은 바 있다. 정 교수의 할아버지인 고 정세영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넷째 동생이다.

 KAIST 홈페이지에 소개된 프로필을 보면 정 교수는 멀티모달 AI 연구실 소속으로, 연구 분야는 사람이 컴퓨터와 편리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멀티모달리티다. 정 교수는 입 모양을 바탕으로 텍스트 자막으로 전환하는 기술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런 인재는 계속 대학에 남아 있어야 한다. 가업도 좋지만, 국가 전체를 위해 헌신하길 바란다.
#오풍연칼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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