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혐의 사실 부인, 스스로 물러날 사람은 아니다

[오풍연 칼럼=광교신문]앞으로 이재명은 어떻게 될까. 물론 검찰의 손에 달렸다. 검찰이 기소하면 재판을 받아야 한다. 검찰도 다음 달 13일까지 심사숙고할 것으로 본다. 앞서 경찰이 3가지 혐의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의 판단은 다를 수도 있다. 무엇보다 기소했다가 무죄를 받으면 망신을 당하기에 법리검토를 철저히 할 것 같다.

이재명이 어제 성남지청에 나가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혐의 입증을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나온 이재명을 조였을 거고, 이재명은 완강히 버텼을 것으로 여겨진다. 창과 방패의 싸움 같다고 할까. 지금까지 경찰이나 검찰에서 딱 이거다 할 정도로 깜짝 놀랄만한 스모킹 건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루한 싸움이 이어져 왔다.

정황상 증거는 충분해 보인다. 경찰도 바보가 아닌 이상 현직 도지사에 대해 기소의견을 낼 리 없다. 이재명은 이 같은 정상적인 공무를 정치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고 한다. 마지막까지 버티겠다는 심산이다. 이재명이 스스로 물러날 것 같지는 않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는 계속될 공산이 크다. 바로 이재명 스타일이라고 할까.

만약 이재명이 아니고 다른 사람 같았으면 어땠을까. 민주당에서도 벌써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지금 민주당 안에서 이재명은 금기어다. 이해찬 대표가 그를 감싸는 것처럼 하니까 소속 의원들이 입을 닫고 있다. 이재명에 대해 물어보면 모두 쉬쉬 한다. 잘못 말했다가 화를 당할 수도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바른 말 대회 나가라고 하면 서로 나가겠다고 싸우는 그들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은 변호사 출신이다. 그런 만큼 법을 잘 안다. 자기 방어 능력도 있다. 검찰이 어떤 증거를 들이대도 부인하고 말 거다. 만약 인정하면 지금까지 자기가 해온 짓들이 모두 거짓말로 판명나는 까닭이다. 지금 이재명에게 자기를 뽑아준 경기도민은 안중에도 없다. 솔직히 양심이나 있는지 묻고 싶기도 하다. 본인 뿐만 아니라 아내 김혜경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어떤 선거에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 수사기관만 탓할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정말 억울하고 떳떳하다면 끝까지 가는 게 옳다. 아니라고 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한 번 죽을 것을 두 번 죽게 된다.

정치인에게 최고 아킬레스 건은 거짓말이다. 그것이 탄로나면 정치생명이 끝난다. 나는 이재명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 중 하나다. 오랫 동안 검찰 출입을 하면서 느낀 바다. 그래서 이재명의 사퇴를 촉구하는 칼럼도 여러 번 쓴 바 있다. 그 같은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재명. 그는 한국 정치사의 풍운아다. 그동안 써온 기록만으로도 그렇다. 변방의 시장에서 대통령 경선에 뛰어들었고, 인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수장이 됐다. 그러나 흠도 적지 않다. 나는 형수에게 욕하는 것을 듣고 이미 그를 버렸다. 그를 뽑은 사람도 국민이라 할 말은 없지만.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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