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구소 창립 1주년 기념 트레킹, 남산의 멋에 흠뻑 빠져

[오풍연 칼럼=광교신문]서울 한복판에 산이 있다. 남산. 서울 시민들은 잘 모른다. 자랑해도 된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보아도 수도 중앙에 산이 있는 곳은 없다. 한강과 함께 신이 서울 시민에게 내려준 선물이다. 남산에 가보지 않은 서울 시민도 적지 않을 것이다. 가까운 곳을 놔두고 지방으로, 외국으로 간다. 남산 찬가를 불러 본다.

‘20일 오전 8시 지하철 3호선 동국대역 6번 출구에서 모입시다’. 이번 걷기 모임을 주선한 분이 이같은 메시지를 띄웠다. 오풍연구소 창립 1주년을 맞아 남산둘레길을 걷기로 한 것. 페이스북 그룹인 오풍연구소는 내가 작년 10월 18일 만들었다. 그러니까 이틀 지나 1주년 행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나는 두 번째도 도착했다. 7시 30분쯤 도착했는데 벌써 와계신 분도 있었다. 우리 오풍연구소는 시간을 정확히 지킨다. 8시 정각에 20명이 모두 모여 출발할 수 있었다. 사전에 코스를 답사한 박문규 위원(오풍연구소는 회원 대신 위원이라는 호칭을 씀)이 앞장섰다.

나도 남산트레킹은 두 번째다. 몇 해 전 파이낸셜뉴스에 근무할 때 명동에서 남산타워까지 올라간 적이 있었다. 오늘은 그때와 다른 코스. 남산 중턱을 한 바퀴 쭉 도는 코스다. 맨 먼저 도착한 곳은 약수터. 약수물이 나왔지만 먹기는 좀 그랬다. 대신 정자에 앉아 가져온 과일 등을 나눠 먹었다.

산행은 걷는 재미도 있지만, 먹는 기쁨도 빼놓을 수 없다. 감, 사과, 밤, 귤, 포도, 막걸리 등을 내놓았다. 일행에게 낯선 얼굴들 소개도 있었다. 오풍연구소는 함께한다는 하나만으로도 금세 친해진다. 20명 중 제일 막내는 45살. 거의 대부분 50세 이상이다. 실제로 오풍연구소 멤버 1184명 중 55세 이상만 46%에 달한다. 내가 하는 말이 있다. 오풍연구소는 어른들의 놀이터라고. 그냥 들어와 신나게 놀면 된다.

정자에 잠시 쉬었다가 걷기를 계속했다. 하야트호텔을 지나 남산도서관으로 갔다. 그곳에는 안중근, 김구, 이시영 선생 동상이 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와도 좋다. 애국지사들의 늠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멋지게 조성된 공원도 볼만하다. 일행들의 탄성이 나왔다. “서울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다” “좋은 곳 놔 두고 다른 데 갈 필요가 없다”.

다시 출발한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 3시간 40분 가량 걸렸다. 거리는 대략 9km. 남산은 북한산이나 관악산, 청계산 만큼 붐비지 않았다. 여유있게 걸을 수 있다. 때문인지 나이드신 어른들이 많았다. 벤치 등 쉴 곳도 널려 있다. 걷는 사람, 달리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다. 다들 편안함이 느껴졌다.

점심은 장충동 원조할머니 족발집에서 해결했다. 족발 대(大)가 4만원, 빈대떡 8000원, 냉면 8000원. 1인당 2만원이면 입도 호강할 수 있다. 큰 식당도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한결같은 맛 때문에 유명한 집이기도 하다. 오후 1시 해산. 아침에 조금 일찍 서두르면 주말을 만끽할 수 있다. “남산을 사랑합시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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