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게 불이이웃 돕기 등에 앞장 서, 진정한 디바

[오풍연 칼럼=광교신문]며칠 전 박선규 전 문화부차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오 선배, 시간 날 때 제 사무실에 들러주세요”. 그래서 14일 오후 박 전 차관의 사무실을 방문하기로 약속을 했다. 서울 당산동 우리 집에서 멀리 않은 곳에 그의 사무실이 있다. 처음 가는 길이라 차를 갖고 갔다. 서울 영등포 양남사거리 주변에 사무실이 있었다.

사무실 문을 두드렸더니 그가 반갑게 맞이했다. 일요일이라 다른 직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손수 커피도 타 주었다. 한 두 달 전쯤 그와 점심을 함께 한 적도 있다. 내 페이스북을 보고 연락을 해왔던 것. 물론 초면은 아니었다. 대학, 언론계 후배였던 그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을 같이 출입하기도 했다. 박 전 차관은 그 뒤 정치권으로 옮겨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박 전 차관이 하얀 봉투를 하나 내밀었다. “인순이 공연 티켓입니다. 꼭 오십시오.” 그 자리서 열어 보았더니 두 장이 들어 있었다. 11월 1일 저녁 7시 서울 극동방송 아트홀에서 공연을 한다. 아내한테 바로 전화를 했다. “표 어디서 났어. 그럼 가야지.” 아내가 인순이를 무척 좋아한다. 물론 나도 좋아하는 가수다.

이번 공연은 박 전 차관이 운영하는 사단법인 더불어 꿈에서 주관/주최를 한다. 조금 의아했다. 그래서 물었다. “어떻게 인순이가 공연을 합니까.” 평소 박 전 차관과 가깝게 지내는 인순이가 재능기부를 한다고 했다. 장소는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가 내준 것. 더불어 꿈 후원자들을 위한 자선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

인순이의 선행은 널리 알려져 있다. 본인도 혼혈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기에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고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순이는 한국 최고의 디바. 가격을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닌 가수다. 만약 유료라면 15만~20만원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 공연을 선뜻 기부한 셈이다.

나도 인순이의 착한 마음을 본 적이 있다. 10여년 전쯤 청와대를 함께 출입했던 MBC 정상원 기자가 교통사고로 숨져 여의도 본사 사옥에서 영결식이 치러졌다. 나도 그 영결식에 참석했는데 인순이가 내 앞자리에 앉았다. 영결식 내내 눈물을 훔쳤다. 나중에 사연을 들었더니 고(故) 정 기자와 인터뷰로 인연이 닿았다고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바쁜 가수가 영결식에 참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 인상에 남았었다.

또 하나의 선행은 박 전 차관으로부터 직접 들었다. 박 전 차관과 경기도 일산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도중 들려주었다. 인순이와 둘이 점심을 먹고 있는데 한 장교가 와서 인사를 하더란다. 인순이가 군인 일행 10여명의 점심 밥값을 미리 계산했던 것. 이처럼 보이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선행이다. 인순이는 마음 씀씀이도 최고다. 나도 작은 선행이라도 함께 하고 싶었다. 그래서 더불어 꿈 고문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말보다는 실행이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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