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20조' 이자이익, 은행원 연봉 '1억' 육박
대출금리 예금금리보다 빨리 올려 순이자마진 상승..."규제해야"

▲ 오풍연 고문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전한 사업은 은행업 같다. 외환 위기 이후 은행이 망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대우도 최고 수준이다. 무슨 사업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고객, 즉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자기네 배를 불린다. 경기가 아무리 어렵고 나쁘다고 해도 은행은 요지부동이다.

때문인지 은행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 그들의 임금을 한 번 보자. 국내 최고기업을 능가할 정도다. 이자 장사를 해서 그렇다. 예금 이자는 조금 주고, 대출 이자는 많이 받는다. 땅 짚고 헤엄치기다. 그런 장사라면 누구인들 못하겠는가. 매를 맞아도 바뀌지 않는다.

국내 시중 은행원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5000만원 가까운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상반기 직원 급여 총액이 평균 4750만원에 달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은행원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1억원이면 1급 공무원 수준이다. 고시에 합격한 뒤 공무원 생활 30년 가까이 해야 받을 수 있는 돈이다. 그런데 은행원들은 평균적으로 그같은 보수를 받는다. 위화감마저 느끼게 한다. 독과점 내수산업인 은행이 이자마진으로 번 돈을 직원들에게 마구 뿌린다고 할 수 있다.

은행원들의 상반기 급여는 근로자 1년 연봉이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1인당 보수가 연 4222만원이었다. 한국 경제 간판기업인 삼성전자(4300만원)나 현대차(3700만원) 상반기 보수보다도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수령액(4500만원)보다 줄었고, 현대차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4450만원) 대비 6.7%(300만원) 늘었다.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은 19조7000억원 상당의 이자이익을 벌어들였다.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를 예금금리보다 빨리 올려 순이자마진을 상승시킨 덕분이다. 은행의 이익은 가계와 기업의 이익을 이전시킨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번 돈으로 은행원들에게 과도한 연봉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 규제를 할 수 있다면 규제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나도 은행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오늘 대출 통장을 확인해 보았다. 작년 이맘 때보다 대출이자가 10%나 올랐다. 물가인상률을 훨씬 상회한다. 은행은 올리겠다고 통보만 한다.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낼 수밖에 없다. 솔직히 배신감도 든다.

예대마진을 지금보다 줄여야 한다. 국내 은행은 우물안 개구리다. 외국에 나가 돈을 벌어와야 한다. 그런데 국내 고객만 대상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과 다름 없다. 그러면서 자기들 배만 채우는 구조다. 잘못 돼도 한참 잘못 됐다. 독과점을 지금처럼 이용하면 안 된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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