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당 대표 선거서 돈봉투가 오갔다니 말이다. 바로 민주당의 일이다. 2021년 민주당 대표 경선 때 송영길 후보 측이 돈봉투를 뿌렸다는 게 골자다. 이미 녹취록도 나왔다. 사실이 아닐 리 없다. 돈으로 표를 매수하는 것. 당시 개표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송영길 후보와 홍영표 후보 표 차이는 1%포인트도 안 난다. 돈 선거가 위력을 발휘했다는 얘기도 된다. 당락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돈 봉투가 건네졌는지도 나온다. 이것을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검찰 수사가 시작된 만큼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불 끄는 방식을 놓고 백가쟁명이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불을 꺼야 하는데 이 대표 역시 내 코가 석 자다.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 누굴 오라 하고, 징계를 하는 것도 우습다. 민주당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몰렸을까. 이재명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명 민주당이 무슨 조치를 취하든 민심이 수그러들까. 이재명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도 거짓말을 자주 해서다. 이참에 이재명 사퇴 얘기가 다시 나올 공산이 크다. 읍참마속하는 심정이라면 이재명부터 물러나는 게 옳다. 그러나 이재명은 스스로 물러날 사람이 절대로 아니다. 어떻게든 당 대표직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해법을 내놓긴 했다. 그는 17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최근 우리 당의 지난 전당대회와 관련해 불미스러운 의혹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직 사안의 전모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볼 때 당으로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이 된다"며 "저희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서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서 송영길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이번 사안은 당이 사실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면서 "그래서 수사기관에 정치적 고려가 배제된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확인된 사실에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서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도 확실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언급은 원론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향후 여론이다. 국민들이 용납하기 어려울 듯 하다. 이재명 사퇴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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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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