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최근 지인들에게서 이런 저런 선물을 받았다. 미안한 마음에 그냥 받았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많으니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남에게 주는 일. 말이 쉽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어렵다. 주는 것 역시 실천이다. 실제로 준다고 떠드는 사람은 주지 않는다. 주는 사람은 말 없이 보내준다. 살아오면서 경험한 바다.이번에도 그랬다. 세 분에게서 값진 선물을 받았다. 한 분씩 소개한다.

얼마 전부터 소통을 시작한 한 페친. 아직 뵙지는 못 했다. 동갑내기 갑장에다 대학 동문이어서 바로 친해졌다. 전화를 통해 서로를 많이 알게 됐다. 여러 얘기를 하다가 고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고기를 보내주겠다고 했다. 당장 그 다음 날 보내겠다고 했다. 솔직히 빈말로 들었다. 바로 이튿 날 보내줄 줄은 몰랐다. 마침 집에 있는데 전화가 왔다. 아파트 1층에 내려가 보라고 했다. 사람이 와 있었다.

큰 아이스 박스와 포장된 박스를 갖고 왔다. 통화에서 전남 함평 소고기가 맛 있다며 고속버스 편으로 올라올 것이라고 했다. 회사 직원이 그 고기를 갖고 온 것. 등심과 부채살이 들어 있었다. 눈으로 봐도 먹음직스러웠다. 오자마자 등심은 구워 먹었다. 아이스 박스에는 닭고기가 부위별로 들어 있었다. 닭도리탕, 백숙, 삼계탕 용을 나눠 보냈다. 아내가 보더니 좋아했다. 한국 사람이라면 싫어할 리가 없다.

오늘은 참복을 선물 받았다. 자주 이용하는 동네 복먹고 복받고 강성욱 사장님이 아침에 전화를 주셨다. "어제 교수님(나를 그렇게 부름) 생신이던데 축하드린다"며 근황을 물었다. 최근 병원에 입원했다가 나온 얘기 등을 했다. 무엇보다 잘 먹어야 된다고 복을 보내주시겠다고 했다. 아내, 아들과 함께 외출했다가 왔더니 아파트 문 앞에 선물을 놓고 갔다. 참복과 고니, 야채, 복껍질 무침 등이 있었다. 내가 알기론 서울서 복을 가장 맛 있게 하는 집이다.

불광동 통나무집 강춘옥 사장님도 전화를 주셨다. 배추김치를 담아 놓았으니 가져가라고 했다. 이 집의 김치는 대한민국 최고다. 우리 집 김장까지 담가 주기도 했다. 강 사장님의 손맛은 으뜸이다. 흑염소와 오리 전골을 전문으로 한다. 밑반찬이 참 좋다. 내가 2000년 청와대 출입할 때부터 단골로 다닌 집이다. 강 사장님은 친 누님처럼 정겹다. 갈 때마다 된장, 고추장, 간장도 싸 준다. 나는 그래서 친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받으면 갚아야 되는데 해드릴 것이 별로 없다. 인사를 잘 하고 고맙다는 말만 전한다. 나는 음식점도 오래 다닌다. 음식점 사장님이나 직원들과는 가족처럼 지낸다. 그러다보니 흉허물이 없다. 이런 이웃이 있기에 행복하다. 그리고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산다. 받는 것도 좋지만 주는 게 더 좋다. 나누면서 함께 살자. 그 가운데 정이 피어난다.
#오풍연칼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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