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국회의원의 다음 목표 역시 총선이다. 초선은 재선, 재선은 3선 등을 각각 노린다. 스스로 출마를 접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따라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자마자 다음 총선을 노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구 의원의 경우 지역을 단단히 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천이나 선거에서 현역이 유리함은 말할 것도 없다. 이를테면 기득권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치를 한 번만 하고 그만두는 경우는 더더욱 보기 힘들다. 다선 의원들이 종종 출마를 포기하는 예는 본다. 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10일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내년 총선을 1년 남겨 두고 스스로 거취를 정한 것. 그는 올해 35살이다. 앞으로 정치적 장래가 창창한데 배지를 떼고 본업인 소방관으로 되돌아가겠다고 한다. 소방관은 힘든 직업이다. 그것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하니 더욱 존경스럽다.
다른 사람 같으면 장차 재선, 상임위원장, 원내대표 등을 꿈꿀 위치이다. 의정활동도 잘 했다. 초선이지만 많이 알려져 있다. 민주당 소속 169명의 의원 가운데 오 의원보다 나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재명 대표부터 오 의원을 본받았으면 한다. 오 의원이 이재명에 비해 못한 것이 무엇 있는가. 무엇보다 깨끗하다. 또 젊다. 당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더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무척 아쉽다.
그가 왜 소방관으로 돌아가는 지 들어보자. 오 의원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22대 총선을 1년 앞둔 날, 고민 끝에 이 자리에 섰다”며 “제 소망, 사명인 국민 곁의 소방관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방관 출신으로 지난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영입돼 경기 의정부갑에서 당선됐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재난안전특별위원장과 원내대변인 등을 지냈다.
오 의원은 “정치 입문 제의를 받던 자리부터 ‘반드시 소방 현장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결심했고 마음이 변한 적 없다”며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한 뒤 본연의 소명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정치에 대한 무너진 신뢰 회복에 작은 희망이나마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이어 “부족한 저는 정치인으로서의 도전을 멈추지만,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국민의 생명이 두텁게 보호될 수 있도록, 의정부 시민들 행복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멋진 귀거래사다. 오 의원 같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도 우리 사회에 양심이 살아 있음을 본다. 민주당에도, 국민의힘에도 오 의원의 뒤를 이어 정리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특히 다선 의원 가운데 제 역할을 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들부터 정리하는 것이 맞다. 오 의원에게서 답을 찾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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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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