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김기현은 원내대표를 했고, 울산시장을 지냈어도 변방의 의원에 불과했다. 그만큼 지명도가 낮았다는 얘기다. 그가 초반 당 대표 지지도에서 다른 후보들에게 밀렸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른바 나경원 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이 확 바뀌었다. 나경원 안철수를 제치고 1등으로 올라섰다. 예상보다 빨리 치고 올라와 캠프 진영도 놀랐을 듯 하다. 이처럼 정치는 모른다. 하루 아침에 대역전이 이뤄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김기현이 장제원과 손을 잡은 게 맞아 떨어졌다고 본다. 장제원은 누군가.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그럼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는가. 윤 대통령은 마음 속으로 김기현을 민다고 볼 게다. 그 뒤부터 지지율 변화 조짐이 나타나더니 최근 조사에서는 확실한 1위다. 오차 범위 밖이다. 어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40%를 넘기도 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50%를 넘길 수도 있다. 아마 김기현 캠프에서는 1차전서 승부를 끝내려는 전략을 쓸 것 같다. 결선 투표로 가면 뒤치기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기현은 의원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나 출마 가능성이 큰 나경원에게 줄을 댄 의원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희한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여지껏 이런 당 대표 선거도 없었다. 내년 공천 때문임은 틀림 없다. 줄을 잘못 서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다. 김기현이 1차전서 승부를 끝낼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당대표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김기현이 40.3%를 기록해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19일 나타났다. 김 의원의 지지율은 5일 전 발표된 조사에 비해 7.8%포인트 올라 나경원 전 의원(25.3%)과 15%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2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 520명 중 40.3%가 차기 당 대표로 김 의원이 선출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나 전 의원(25.3%), 안철수 의원(17.3%), 유승민 전 의원(8.1%), 윤상현 의원(3.1%) 순이었다. 기타 인물은 1.6%, '잘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은 4.3%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앞서 지난 14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김 의원은 처음으로 나 전 의원을 제치고 여당 지지층에서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차지했다. 당시 김 의원은 32.5%, 나 전 의원은 26.9%로 집계됐다. 다만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여론조사 오차범위 이내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8%p<국민의힘 지지층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3%p>)였다.

이번 조사에서 당 대표 당선 가능성 역시 김 의원이 가장 높은 것(44.4%)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나 전 의원은 26.9%, 안 의원은 12.1%, 유 전 의원은 7.1%를 기록했다. 역시 나경원이 변수이기는 하다. 나경원이 안철수에게도 밀리며 3위를 기록하면 출마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김기현은 굳히기 전략을 쓸 게 틀림 없다. 1차전서 승부를 끝내려고.
#오풍연칼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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