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어제 이탈리아를 여행 중인 서울고법 강민구(부산지법원장‧법원도서관장 역임)부장판사로부터 짧은 메시지를 받았다. 강 부장은 법원 내 최고의 IT 전문가다. 아울러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올해 초 작고한 윤성근 부장판사를 기리기 위해 그가 한 일은 법원 안팎에서 모두 알고 있다. 사법시험 동기이기도 한 윤 부장의 마지막까지 헌신을 다했다. 윤 부장이 생전에 책(‘법치주의를 향한 불꽃’)을 내고 눈을 감을 수 있도록 도운 사람도 바로 강민구다. 강 부장이 아니었더라면 그 같은 책이 나올 수 없었다. 나는 그 과정을 다 지켜 보았다.

메시지 내용은 이렇다. 오 실장(강 부장은 나를 이렇게 부름)이 칼럼을 하나 써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나라도 마스크를 벗자고 강력히 주장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다. 왜 우리나라만 마스크 착용을 그렇게 강요하는 지 솔직히 모르겠다. 마스크를 쓴다고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이미 마스크를 모두 벗은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감염률이 적은 나라가 많다.

“중국을 제외하고 마스크 집착하는 선진국가는 이제 없습니다. 최악의 유럽 코로나 대량 발생지 이탈리아에서 보니, 실내ㆍ실외 마스크 프리이고, 코로나에 대해 그냥 겨울 감기 정도로 여깁니다. 인파가 밀집한 스페인 광장, 트레비 분수, 성베드로 상단 돔 오르는 빽빽한 좁은 계단실, 신자로 북적이는 베드로 성당 본당 내부, 판테온 신전 내부, 모든 식당 그 어디에도 마스크 요구 출입제한이 없고, 강제되지도 않습니다. 이제 한국도 자연 감염자 비율도 상당하고, 항체 형성자 비율도 진즉에 90%가 지났으니, 당국은 속히 실내 마스크 자율에 맡기고, 강제로 한 행정명령 상태를 속히 해제하기를 건의합니다!”

강 부장이 이탈리아에서 전해온 소식이다. 실제로 그렇다. 유럽이나 미국은 이미 마스크를 벗었다. 코로나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미국을 보자. 미국의 50개 주 모두 마스크 없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지난 3월 8일 하와이주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은 50개 주 전체가 일상 생활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한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하루 확진자가 80만명을 넘겼던 미국이지만 최근엔 2만~3만명대로 떨어지면서다.

이탈리아는 지난 2월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다. 작년 말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할 때 도입한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을 연장하지 않았다. 같은 달 프랑스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앤 데 이어 "실내라도 백신 패스를 검사하는 곳이면 마스크를 반드시 쓰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지침을 발표했다. 미국이나 유럽이 우리보다 의료기술이 떨어져서 이 같은 조치를 취했겠는가.

윤석열 대통령이 행정 명령을 내려도 된다. 실내외서 마스크 착용은 자율에 맡기자고. 아니면 질병관리청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이제 더는 눈치보기, 복지부동 정책으로 이상한 나라를 만들지 말자. 대한민국 국민을 마스크 노예에서 해방시킬 때도 됐다. 아니 너무 늦었다.
#오풍연칼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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