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같은 대학, 언론계 후배다. 기자 김의겸은 정의로웠고, 나름 능력도 인정받았다. 청와대 대변인도 지냈다. 그리고 배지를 달았다. 국회의원 김의겸은 기대 이하다. 여당을 공격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틀린 사실을 터뜨리는 것은 옳지 않다. 기자 정신을 발휘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폭로를 하더라도 해야 한다. 아니면 말고 식은 안 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청담동 술자리 사건이다. 이 자리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이 참석했고, 김앤장 변호사 30명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한 장관에게 이 같은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더 어리둥절 한 사람은 한동훈이다. 너무 뜬금 없는 질문이어서 한 장관도 순간 당황한 기색이 엿보였다.

얼마 전 한 식당에 들렀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이를 두고 얘기하는 것을 엿들었다. “기자 출신이라는 사람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 그것을 누가 믿겠느냐”고 했다. 김의겸을 두둔하는 사람은 없었다. 국민들 반응 역시 다르지 않았다. 김의겸이 설령 그런 얘기를 들었다면 반드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김의겸은 우선 질러 놓고 본 셈이다. 소설 같은 얘기를.

김 의원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 말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첼리스트 A씨가 경찰 조사에서 모두 거짓이라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무슨 TF까지 만든다고 야단법석을 떨기도 했다.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김의겸은 당당하지 못 했다. 깨끗이 사과하면 될 일에 토를 달았다. 그는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며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정과 관련한 중대한 제보를 받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과 민주당을 집중 성토했다. 전주혜 비대위원은 "(김 의원은) 국감장에서 대국민 거짓말 잔치를 한 셈"이라며 "아니면 말고 식 폭로를 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더이상 공인의 지위에 있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국민 거짓말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의원직을 사퇴해서 본인의 말과 행동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행 비대위원도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국회에서 새빨간 거짓말한 것"이라며 "이게 바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전략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거짓말하며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이런 가짜뉴스가 민주당을 장악하고 판을 치는 데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그렇다. 김의겸은 스스로 대변인직을 사퇴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어떤 얘기를 하더라도 믿겠는가. 민주당도 김의겸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 대표에 그 대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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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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