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피플 앤 페북] “사람 살 ….푸우~!”

사람 살려 달라고 외쳤던 곳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포크 송과 팝송에 빠져 야전 (야외전축)과 통 기타를 들고 다니며 바닷가에서 고고 춤과 “조개 껍질 묶어~∲”를 한창 불러 젖히던 시절.

방파제에서 게를 잡느라고 한참을 놀다가 헤엄쳐 모래 사장으로 돌아 오다 파도에 휩싸인 것이다. 거의 다 왔다 싶어서 발을 바다 바닥에 닿으려고 했지만 닿지 않았다. 밀물 때 였던 것이다.

발을 박차고 올라 오는 순간 파도를 먹었다. 파도 먹기를 세번하고 나니 숨을 놓치고 말았다.

“사람 살려 ~푸~”

“사람 살 푸~~”를 외치다 그리 깊지 않은 곳이라 장난 치는 걸로 보였던 모양이다. 주위에서 헤엄을 하던 사람들 아무도 주의를 주지 않는다.

정신을 차리고 바다물을 엄청 마시면서 까치발로 겨우 걸어 나왔다. 친구들에게 간다는 말도 없이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도망쳐 왔던 송정 해수욕장이다.

지금 밀물때도 아닌데 방파제는 온데간데 없다. 철 지난 바닷가에 서퍼 Surfer들만 파도를 가른다.

"요새 쪼메한 방파제가 무신 필요 이깼노."

https://youtu.be/c3_1oCP-whI

#바다로간산꾼 #송정해수욕장 #컬쳐클럽700

 

 

필자는 서울에서 정보기술(IT) 업계에 30년을 종사 하다 현재 경남 거창을 오가며 임야를 가꾸고 임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글 사진=윤창효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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