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피플 앤 페북]  집에 돌아 오니 창 밖은 벌써 으르렁 거리는 바람에 넘어 갔다. 어두워 정체가 불명한 바람을 누가 이기겠나.

종일 앉아 있었더니 벌써 한 주 넘게 삐끗한 허리가 나이지질 않는가 싶고, 그럭저럭 만사 지루해질 즈음...

책 표지에 두른 글을 소리내 읽는다.

‘문을 나서니 상념이 많은데
봄바람이 내 옷을 스치네,
향기로운 풀은 바퀴 자리에 자라고
인적 끊어진 길은 봄 안개에 희미하네’는 나쓰메소세키의 ‘풀베개’에 나오는 구절이다.

 

오늘 ‘책방모임’이 있던 ‘북페이스 곰곰’에서 아동도서 사이에 발견해 구입한 책이다.

책방 관련 정책이나 계획을 길게 논 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책을 좋아하는 책방 쥔장분들과 책 한 구절 쯤 낭독하고 싶긴하다.

서로 아끼나 늘 부족할 시간, 역할을 따지고 그만큼 채우다보면, 결국 인적 끊긴 길을 걷는 기분도 든다.

오늘 밤 바람에 감꽃 다 떨어지지 ... 하면서, 밤이 다 가도록 바람 소리나 실컷 듣겠구나.

 

 

* 글 • 사진 : 김병수 제주시청 문화도시센터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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