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모 화성시장
서철모 화성시장

[광교신문=피플 앤 페북] 상품이 거래되기 시작한 먼 옛날부터 상품을 교환하기 위해 화폐가 유통되었습니다. 화폐는 편의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점차 가치를 교환하고 축적하는 수단으로 의미가 확대되어 우리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용카드가 만들어지면서 점차 돈의 쓰임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교환가치 중심의 돈이 신용가치를 탑재한 신용카드로부터 밀려나고 있는 것입니다.

신용거래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요즘은 외상거래가 거의 사라졌지만 80년대만 해도 외상거래가 많았습니다. 나중에 물건값을 치르겠다고 장부에 품목과 금액을 적어두고 물건을 가져갔던 게 그리 먼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동네사람끼리 서로를 믿고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며 주고받던 행위였습니다.

동네장사를 망치면 가게문을 닫아야 했던 시절이라 마지못해 하는 외상도 있었지만 사람냄새 풀풀나는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서로를 믿고 미리 물건을 가져가게 했던 정이 묻어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어려움에 처하자 이를 지키기 위해 등장한 지역화폐 또한 지역, 사회적 약자와 더불어 살아가려는 따뜻한 마음, 인정에서 비롯됐습니다.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진행한 화성시 지역화폐 경품이벤트도 그런 마음과 같습니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고, 골목상권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확산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4월 1일부터 시행한 지역화폐 경품이벤트에 화성시민 13만명이 참여하여 3주 만인 21일에 종료되었습니다. 3가구당 1가구 이상 동참하며 높은 관심을 보여준 겁니다. 가계경제가 어려워진 측면도 있겠지만 지역경제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절박감과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려는 따뜻함의 발로라고 생각합니다.

준비한 예산 130억원이 모두 소진되었고, 하루 평균 6천여 명이 참여해 일반발행액은 2019년도 대비 237%, 285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지역화폐 예산 130억원이 투입되고 20만원 이상 충전 시 10만원을 얹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제 400억원 이상의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화성시 예산이 화성시 골목상권에 고스란히 사용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지역화폐는 시민 여러분의 동참 없이는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사업입니다. 지역화폐에 충전된 400여억원의 돈이 지역 내에 돌고돌면 일자리가 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만큼 소득도 증가할 것입니다. 그리고 소득이 증가한 만큼 다시 소비도 증가하는 선순환이 이어져 지역경제에 봄바람이 불 것입니다.

지역화폐가 지역사회와 마을의 기분좋은 변화를 이끄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활용을 당부드립니다. 지역화폐 경품이벤트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글 사진 : 서철모 화성시장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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