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현대자동차와 기아차가 우리 산업 판도를 바꿔 놓고 있다. 반도체가 죽쑤는 사이 최고 효자로 등극했다. 1분기 실적이 뛰어났다. 영업이익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1위에 오를 것이 틀림 없다. 이는 그만큼 장사를 잘 했다는 얘기다. 현대차의 질주는 눈부시다.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5일 오후 1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한다. 증권가가 추정한 1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조9117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보다 50.9%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매출 역시 전년 대비 21.8% 늘어난 36조9064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가 맞아떨어지면 현대차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상 처음 상장사 영업이익 1위 자리에 오른다. 지난해 14조원 이상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그쳤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도체는 불황에 빠진 셈이다.

기아도 26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기아 역시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 기아의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23조1988억원, 영업이익 2조3173억원이다. 모두 1년 전보다 26.3%, 44.2%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그 형에 그 아우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5조원을 훌쩍 넘겨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 1위 도요타를 제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약 5094억엔(약 5조71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대차 형제가 왜 이처럼 뛰어난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까. 투자를 꾸준히 하고, 트렌드를 잘 읽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취향을 잘 파악한 것으로 본다. 이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강세다. 자동차 종합 전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인기를 끌면 수명이 오래 간다. 현대ㆍ기아차의 저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영향력이 워낙 커 걱정도 했으나 그것은 기우였다. 정 회장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으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특유의 저력과 선도자 전략으로 선제 대응에 나선 정 회장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인한 생산 차질로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 판매량이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빅3 진입이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정의선은 자기 색깔을 내고 있다. 아버지 정 명예회장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임원들은 대부분 물갈이 됐다. 정 회장은 70년생. 현대ㆍ기아차 임원들도 더 젊어졌다. 정 회장의 도전은 멈춤이 없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를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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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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