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홍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뒤 윤 대통령의 호위무사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 후보를 놓고 치열하게 다퉜던 그가 이처럼 변신한 것도 다소 아이러니다. 윤 대통령 편에 서서 말을 한다. 윤 대통령으로선 고맙지 않을 수 없을 게다. 홍준표는 비록 대구시장으로 내려갔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적다고 할 수 없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경원이 전당대회 출마 움직임을 보일 때도 그랬다. 나경원을 아프게 때렸다. 전당대회에 나오면 안 된다고 했다. 이번에는 안철수 대신 김기현을 지지한다고 했다. 윤심이 있는 곳에 홍준표가 있다고 할까. 지금까지 윤심과 반하는 언행은 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다른 이유도 있을 듯 하다. 다음 대권을 노리고 있는 홍준표가 윤심을 사기 위해서다. 아니라고 말을 못 할 것이다.

 홍 시장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직 대통령이 당을 장악하지 못하면 대부분의 정책은 수포로 돌아간다"면서 "당이 미래 권력에게 넘어가는 순간 당내 분열과 혼란은 시작되고 그 정권은 사실상 힘을 잃는다"고 말해 사실상 전당대회에서 '윤심'을 표방하는 김기현 의원을 지지했다. 미래 권력은 안철수를 뜻한다. 안철수가 당권을 잡을 경우 그 다음 목표는 대선이 될 것이 뻔하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홍 시장은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당시 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갈등을 그 근거로 제시하며 "2007년 7월 치열한 경선 끝에 MB가 대통령 후보가 되었고 박근혜는 낙선했다. MB는 반 노무현 분위기 덕에 쉽게 대통령이 되었고 당에 남아 있던 박근혜는 그후 사실상 당을 장악하고 미래권력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MB는 대통령 재임 중 단 한번도 박근혜를 의식하지 않은 날이 없었고, 친이세력을 내세워 당을 장악하고자 수차례 시도 하였으나 대중적인 인물 부재로 여의치 못했다"며 "가장 결정적인 타격이 행정수도 이전 대신 서울대학교 이전과 대기업 이전을 세종시에 하겠다고 내걸었으나 박근혜는 한마디로 이를 거부 했고 그때를 고비로 MB는 사실상 허수아비 대통령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정치판에서 본선보다 뒤끝이 더 심한 것은 당내 경선이라는 것을 보여준 실증적인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B와 박근혜 관계 사건에서 보듯이 그 사건은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우리 당원들이 크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아직도 착근하지 못한 윤 정권을 우리가 어떻게 안착시킬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의 분석도 틀리지 않다. 하지만 당심이 누구 손을 들어줄 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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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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