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쌍방울 회장 김성태가 금명간 귀국한단다. 다소 의외이기는 하다. 태국에서 체포됐어도 더 시간을 끌 줄 알았다. 김성태는 태국서 호화 도피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랬던 그가 자진귀국한다고 하니 떨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우선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라 이 부분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 같다. 이재명과 민주당이 바짝 긴장하지 않겠는가. 이재명은 지금까지 변호사비 대납은 헛소리라고 주장해 왔다. 김성태가 폭탄 발언을 할지 모르겠다. 특히 정계에 뇌물을 뿌렸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 김성태 게이트로 번질 수도 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최근 방송에 나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김성태가 두렵다는 말도 했다. 그는 지난 12일 YTN라디오 ‘뉴스킹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김 전 회장이 국내 송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사실은 (이재명 대표 기소보다) 쌍방울 김성태 회장이 더 걱정이다. 상상하기도 힘든 것”이라고 했다. 이는 김성태가 뇌관을 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조 의원은 검사 출신이기에 뭔가 냄새를 맡았을 수도 있다.

김성태가 특히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그가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 그룹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가 대납됐다는 내용이다. 이 의혹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에서 처음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고발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당시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은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변호사비로 3억원을 썼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특정 변호사에게 현금과 상장사 주식 등 20억여원을 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측은 자진귀국 방침을 알리며 적극적인 수사 협조의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그가 향후 수사기관에서 열게 될 '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 김 전 회장은 즉시 귀국해 성실히 조사에 임할 예정"이라며, "이번 김 전 회장의 입국을 기점으로 그동안 제기됐던 많은 이슈들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그룹도 공정한 재판을 통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태가 조기 귀국을 결심하자 사전에 검찰 측과 거래를 하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쌍방울 그룹을 살리는 조건으로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 김성태가 이재명도 관련이 있다고 털어 놓으면 사건이 더 커질 수도 있다. 그것은 조사를 해 보아야 알 수 있다. 개연성은 작지 않아 보인다. 이재명에게는 산넘어 산이다.

김성태도 사실을 있는 그대로 털어 놓아야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가릴 수는 없다. 그의 귀국이 주목되는 이유다.
#오풍연칼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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