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모지 시설 처음부터 한자리서 20여년 운영

올 한해 슬로건 ‘YES WE CAN’ 우리는 할 수 있다

지자체, 사회단체 등 주변의 따듯한 시선과 관심 필요해

 

 

[용인=광교신문] 국내 장애인 인식 수준은 많은 부침을 겪으면서도 서서히 끌어 올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해외 사례들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장애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겐 아직 불편함인지도 모르겠다. 이에 발달장애 복지를 위해 오랜 시간 활동 하고 있는 사단법인 반딧불이의 박인선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봤다.<편집자 주>

 

- 대표님과 사단법인 반딧불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네 안녕하세요. 저는 사단법인 반딧불이 대표 박인선입니다. 저희 반딧불이는 2003년도에 세워져서 올해가 만 20년 되는 해입니다. 우리 반딧불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행복한 세상이라는 슬로건으로 움직이고 있고, 프로그램이나 이런 것들은 다양하게 있는데 저희가 주로 컨셉을 갖고 있는 거는 문화예술 쪽에 컨셉을 맞춰 갖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반딧불이 안에는 주간활동 서비스와 평생교육 프로그램,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있고, 부설로 성문화연구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매년 연초에 1년 동안 끌고 갈 슬로건을 정하고 가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예스위캔(YES WE CAN)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정했어요.

20년 전에는 제가 혼자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 그거로 그냥 정말 죽을동 살둥 해왔는데 지금 20년 되는 지금은.

“우리는 하면 된다. 우리는 잘할 수 있다.”

그런걸로 이제 우리 아이들, 직원들, 강사들과 그리고 우리 주변의 모든 사람들하고 같이 공유를 하고 있어요.

제가 아침마다 글을 하나씩 쓰는데 거기에도 항상 보면 ‘축복합니다. 예스위캔’이라고 하거든요. 사람들이 저의 글을 보고 힘을 얻고, 그렇게 또 하루하루를 시작한다는 그런 답글을 볼 때 저도 그거에도 힘이 나고 그렇게 하고 있어요. 우리 직원들이나 우리 아이들이나 모두가 ‘예스위캔’입니다.

 

- 발달장애인들의 인식 수준은 어디까지 왔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 저희가 이제 20년을 똑같은 자리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데요.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죠. 처음에 시작은 미약하지만 나중엔 창대해진다는 그 말을 저는 굉장히 좋아하는데 예를 들면 우리 뒤에 있는 작품들이 초코아트거든요.

이 초코아트는 올해 4년째 아이들이 직접 만들고 있어요. 물론 선생님이 뒷마감이나 이런 것들을 해주시지만요. 동일한 작업을 계속하면 실력이 늘잖아요. 우리 아이들도 이것에 대해서는 비장애인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에 저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한테도 인내심을 갖고 끈기를 가지고 우리 즐겁게 재미있게 신나게 해보자고 하는 거를 많이 합니다. 우리 반딧불이는 무슨 고시 공부하는 곳이 아니잖아요. 여기 안에서만큼은 장애 비장애 그런 구분이 없어요.

그냥 즐겁게 재미있게 신나게 놀 수 있는 그런 현장을 저는 많이 펼쳐놓으려고 노력하지요. 그래서 우리 들어오는 아이들은 여기 안에서만큼은 정말 즐겁게 재미있게 있다가 가요.

 

- 앞으로 많은 계획들이 있을 텐데요 어떤 계획을 갖고 풀어나갈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 저는 우리 반딧불이가 지역사회에서 행복한 공동체가 되기를 바래요. 지금 제가 장애인 부모이기는 하지만 우리 보통 부모들은 우리 아이들보다 하루 더 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게 가장 듣기 싫어요. 왜 하루 더 살겠어 그냥 내가 조용히 세상을 떠나도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살고 있는 거를 보고 갈 수 있게 그 현장을 저는 하고 싶어서 지금까지 20년을 달려왔고요. 앞으로도 뭐 그런 공동체를 만드는 데 주력하려고 합니다.

물론 저 혼자는 못해요. 시가 도와줘야 되고 나라가 도와줘야 우리 장애인들이 즐겁게 살 수 있는 현장이 되거든요.

가깝게 얘기를 편하게 알기 쉽게 말씀을 드리자면 빌라를 한 동을 산다면 이제 그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서로 구분돼서 한 집에 몇십 명이 살 수는 없으니까 한 집에 3명~4명이 산다하면 그 중에 아이들은 직장 다니는 친구도 있고, 그 역량이 안 돼서 주간보호에 가야 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그러면 일단 귀가하는 집이 생기면 직장을 다니고 프로그램을 이용하러 여기를 오고 아니면 다시 다른 데 시장에 간다든지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게 그런 것을 제가 보고 이 세상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커요.

물론 이제 5분 후에 내 모습이 어떻게 될 거라는 거는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죠.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갈 수 있도록 그런 마음을 모아주신다면 그런 시간들이 더 단축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저보다 아이보다 하루 더 사는 것보다 제가 있을 때 아이가 행복하게 살고있는 걸 보고 가는 게 제 목표예요. 그것을 우리 반딧불이의 최종 목표이고 반딧불이에서 하고 싶은 거예요.

그거를 용인시나 경기도나 대한민국에서 정말 장애인들을 위해서 특히 발달장애인들을 위해서 그런 일들을 그런 정책들을 많이 발견해 주시고 발굴해 주시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갈 수 있는 그런 현장을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게 가장 큰 소망이고 바람이고 제가 하려고 합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 지난 20년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그간의 소회를 말씀해주세요.

=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고, 쉽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쉽다라는 생각이에요. 왜냐하면 어떤 문제든 그거를 어렵다라는 걸로 접근을 하게 되면 쉬운 일은 하나도 없어요.

제가 처음에 반딧불이 만들 때만 해도 정말 불모지였었거든요. 용인의 복지관도 하나 없을 때 저는 반딧불이를 만들었고 만들게 된 동기도 우리 아이들 같은 아이들이 많아서 그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게 해주고 싶은 게 목표였기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가 좋아서 했기 때문에 정말 신나게 20년을 달려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신나게 20년을 달려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 광교신문 구독자들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 장애라는 거는 누구에겐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잖아요. 장애인이 되고 싶은 사람도 없고 장애인 부모로 살고 싶은 사람도 없어요. 그렇지만 이 세상에 그렇게 살아야 되는 사람과 부모가 존재하는 이유는 좀 더 세상이 아름다웠으면 좀 더 아름다운 길로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같이 손잡고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저는 도와달라는 말보다는 그런 말은 잘 안 쓰고, 함께하자는 말은 참 많이 써요. 주변에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있으면 측근하게 보기보다는 이들에게 뭐가 필요한가 라는 물음표를 가지고 하지 말고 느낌표를 가지고, 갖고 계시는 역량을 조금씩 나눠주셨으면 그러면 세상은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반딧불이 기억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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