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IN이슈=지용진] 요즘 절실히 깨닫는 게 있다. 인사만사(人事萬事)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 갖춰야 할 능력과 재능 이전에 모티브가 되는 인성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베이식이다. 그래야 가능을 타진할 수 있다.

사람을 잘 못 쓰면 일을 망친다. 일뿐만 아니라 조직도 망친다. 그래서 인재를 잘 등용해야 한다. 일은 더디더라도 발전의 가능성과 함께 함께 갈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언론쪽 일을 하고 있는 특성상 이러한 요소는 매우 중요하다.

누구를 비판하기 전에 충분한 도덕적 감수성과 함께 기본이 돼야 할 것에 충실해야 한다. 자칫 이것이 안 될 시 ‘오십보백보소’의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30대 등도 있었다. 문제는 인내심이 없었다는 데서 비롯됐다. 언론은 타이밍의 예술이다. 그런데 ‘감각’이 없었다. 성실하다고 다 되는 경우는 없다. 각자의 길을 가야하는 데 도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보았다.

이직률이 높은 일터다. 그래서 변동이 많다. 정보를 따라 움직임이 가벼운 사람도 부지기수다. 옥석을 가리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타진해야 하는 것이다. 굳이 고급 인력이라고 가려야 할지도 의문이다. 단순할 수도 있는 일이다. 좋은 기사를 쓰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그 과정은 험난하다.

소림사에서 수련하는 느낌으로 입문했다. 사회부 기자는 경찰서 형사들과 생활 패턴이 똑같다. 차이가 있다면 한 사람은 ‘잡는 게’ 일이고 한 사람은 이를 ‘쓰는 게’ 일일 뿐이다. 그러니 따로 쉬고 일하고가 없다. 노트북을 열면 기사를 쓰는 것이고 닫으면 취재하는 것이다.

요즘은 ‘프로 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는 이는 드물다. 어찌 보면 이 업종도 3D 업종이기 때문이다. 언론이란 허울 좋은 명예만 봤다간 큰 코 다친다. 지난 93년 입문해 올해로 28년째다. 사실 다른 일을 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현실은 현실일 뿐이다.

언론은 크게 편집국과 취재국으로 나뉜다. 취재는 각종 사건과 사안을 취재해 기사화하고 편집국은 이같은 기사를 ‘키울 것’과 ‘줄일 것’ 등 헤드라인 등을 잡고 편집을 해 지면화한다. 통상 인터넷에 내보내는 것도 넓은 범주의 지면화다.

마감날이 되면 보통 새벽을 넘기기 일쑤다. 재고 삼고 탈고까지 보려면 밤을 하얗게 샌다. 더군다나 기사다. ‘팩트 체크’가 관건이니 사실 관계가 정확해야 한다. 특정 불특정 독자들에게 신뢰받기 위한 일환이다.

지금하고 있는 신문은 15년이 넘었다. 매일같이 경기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 사안 등의 일들을 기사화한다. 이런 압박감으로 15년 살다 보니 ‘섬유근육통’이란 질병도 생겼다. 어깨가 뜯기는 듯한 근육통을 달고 산다. 진통제는 아침저녁으로 먹는다.

막연히 언론일을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그건 정말 큰 오산이다. 이 같이 피를 말리는 사투 속에서 좋은 기사가 나온다. 이즘 ‘기레기’라는 말이 많이 쓰이는 시대다. 질 낮은 가짜 뉴스에 대한 독자의 반응이다. 이런 분들 때문에 선량하고 건강한 기자들이 싸잡아 욕먹는 시대가 됐다. 집단지성이 건강한 가치로 발현되면서 점차 옥석을 가리리라 여겨진다.

건강하고 좋은 기사란 어떤 기사일까. 보통 불편부당의 입장에서 시대정신을 담은 춘추필법에 정통해야 할 것을 권한다. 여기에 엄중한 도덕적 모럴을 실천하고 그 기준으로 시대를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분명한 판단의 가치와 기준 또 이를 뒷받침하는 양식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