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금산분리 특혜 해소 단행해야

삼성그룹은 지난 해 7월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매수와 9월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인수결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개편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아울러 오는 11월 14일 삼성에스디에스 거래소 상장, 12월 제일모직 상장을 예정하면서,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삼성그룹은 외부적으로는 국내 경제 성장에 기여해온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금융자본과 산업자본 간 출자 문제, 순환출자를 통한 그룹지배의 등으로 재벌그룹의 부정적 단면의 상징으로 비춰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총수1인의 황제경영, 세습경영, 무노조경영, 사외이사 등의 견제역할 부족 등으로 총수일가는 의사결정의 독점권과 부를 누려왔다. 아울러 2세와 3세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차명주식 등 편법과 불법을 동원하여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아왔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최근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개편 과정에 있는 삼성그룹에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그룹 구조조정, M&A 등으로 순환출자고리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을 지배하는 핵심 순환출자고리는 그대로 존재하고, 금산분리 또한 요원한 상태이다.

향후 삼성그룹이 어떠한 모델로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경영권 승계는 언제 이루어질 지는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경실련은 삼성그룹이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경제규모와 영향력을 고려할 때, 한국경제를 더욱 건전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모델로 개편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경영권 3세 승계가 이루어질 경우, 그 과정에서 편법과 불법이 없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삼성그룹이 국내 제1위의 그룹이 된 배경은 기업자체의 노력도 있겠지만, 국민들의 희생과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개편을 진행 중에 있는 삼성그룹은 전문가들의 조언과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투명하고 발전적인 그룹으로 재편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에 경실련은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개편에 대한 현황 및 문제점, 발전방안,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지배구조의 문제와 개편방향, 경실련의 종합입장을 삼성그룹은 물론, 사회적으로 알리고자 한다.

[삼성그룹 승계 및 지배구조개편에 관한 경제 ․경영학자 108명 설문조사 결과]

경제․경영학자 73.1%(79명),‘일반지주 및 금융지주가 완전히 분리된 지주회사체제’를 삼성그룹이 지향해야할 바람직한 지배구조모델로 응답

 - 77.8%(84명),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개편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진행해야 한다’

1. 삼성그룹이 해결해야할 지배구조개편 과제로는

▲75.9%(82명),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를 활용한 소수 지분 총수일가의 그룹지배
▲51.9%(56명), 총수1인의 황제경영으로 인한 계열사 독립경영체제 결여

 2. 삼성그룹이 해결해야 할 경영과제에 대해서는

▲48.1%(52명), 세습경영 ▲ 33.3%(36명), 새로운 그룹 수익모델 창출 ▲31.5%(34명), 상생경영부족 ▲26.9%(29명), 무노조경영 ▲26.9%(29명) , 그룹이익을 위한 정관계 로비

 3. 경영권 3세 승계와 지배구조개편 계획의 투명한 공개 관련

▲ 77.8%(84명),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진행해야 한다

4. 2008년 삼성 특검에서 드러났던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 사재출연 약속에 대해

▲80.6%(87명), 즉각적인 사재출연 계획 발표와 이행

5. 삼성그룹이 3세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지켜야 할 중요한 원칙에 대해

▲55.6%(60명), 증여 및 상속세 정상 납부 ▲37%(40명), 경영권 승계 절차에 대한 투명성 확립 ▲32.4%(35명), 공정거래법 및 기업관련법 등 준수 ▲ 29.6%(32명), 재단설립, 우회상장 등 편법승계 금지 ▲ 26.9%(29명),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 준수

6. 삼성생명 등 보험회사의 자산운용비율 산정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장가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 63%(68명), 기준가를 은행과 같이 시장가(공정가액)로 변경하되 계열사 보유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는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매각하도록 해야한다

7. 삼성생명 등 보험사의 투자손익 배분비율을 취득시점으로 변경하고, 보험계약자의 자산 및 손익을 구분하여 회계처리 하는 것에 대해

▲ 52.8%(57명), 유배당보험계약의 자산 및 손익을 다른 보험계약과 구분하여 회계처리토록 하고, 자산형성 기여를 인정해 투자손익 배분비율 산정 시점을 자산 처분시점이 아닌 취득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가

8. 삼성그룹이 향후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지배구조 모델에 대해

▲ 73.1%(79명), 일반지주 및 금융지주가 완전히 분리된 지주회사 체제

[경실련 입장]

 삼성그룹은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금산분리 특혜를 해소 할 것을 촉구한다

삼성그룹은 2013년부터 본격적인 지배구조개편을 시작으로, 내일(14일) 삼성에스디에스의 거래소 상장, 12월 18일 제일모직 상장 등 개편의 마무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의 잘못된 지배구조는 의사결정의 왜곡과 경제력 집중으로 인해 국내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특히 국내 경제규모에 큰 부문을 차지하는 재벌그룹이 무너질 경우 국내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에 경실련은 국내 재벌그룹 1순위인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이 국내경제는 물론, 그룹에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편되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삼성그룹은 산업자본의 부실이 금융자본과 국가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금산분리 해소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라!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적인 문제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과도한 결합에 있다. 최근 삼성그룹은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계열사간 지분정리로 순환출자는 해소하고 있으나, 금산분리 시행에 대한 움직임은 삼성카드의 제일모직 지분 정리 외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전자 지분 7.5%, 호텔신라 7.7%, 에스원 5.5% 등 산업자본 지분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휴대폰 사업 부진으로 실적 감소가 이루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부실해질 경우 그 위기가 삼성생명으로 전이되고, 나아가 그룹전체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초과보유를 인정해주는 금산법 특혜 부칙(5% 초과보유 금지지만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 주식 7.5% 보유)으로 인해 삼성생명을 통한 그룹지배, 상장이익 등 여러 혜택을 누려왔다. 그럼에도 삼성그룹은 최근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근본적으로 금산분리제도에 위배되는 삼성생명 소유의 산업자본 지분을 해소하기 위한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삼성그룹이 진정 한국경제를 생각한다면, 그룹이 가지고 있는 과도한 금산결합 문제를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둘째,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의 특혜 해소 차원에서 삼성생명의 과도한 삼성전자 주식보유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는 금산법 상 특혜 뿐 아니라, 보험업법에서도 특혜를 받고 있다. 즉 현재 은행, 증권 등 타 금융기관의 경우 건전성 규제를 위해 보편적으로 계열사 자산운용비율 산정기준을 시장가액으로 하여, 보유한도 설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회사만 예외로 산정기준을 취득가액으로 적용하여 총자산의 3%까지 허용해 주고 있다. 만약 보험회사 또한 자산운용 산정기준을 시장가액로 한다면, 11월 10일 종가기준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의 주식가격은 14조1,055억원으로, 2013년 말 기준 삼성생명 총자산 191조34억원의 7.4%에 해당해 보유한도를 4.4% 초과하게 된다. 따라서 초과 보유지분인 4.4% 즉, 8조3,753억원은 매각해야 한다.

따라서 삼성이 타 금융기관 건전성 기준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서라도, 보험업법 개정여부를 떠나 최소한 시장가로 환산한 초과지분에 대해서는 매각해야 함이 옳다.

끝으로, 삼성그룹은 반드시 금산분리가 이루어지는 상속계획과 소유지배구조 변경계획을 투명하게 밝히고, 이를 단행해야 한다.

끝으로 삼성그룹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세계적 기업인 삼성전자를 고려하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문제는 일개 집안의 문제로 볼 수 없다. 삼성그룹 총수일가는 반드시 금산분리가 이루어지는 지배구조개편을 단행해야 한다. 이것이 온갖 편법과 불법으로 이뤄진 세습과정을 거쳐 삼성그룹을 승계하는 총수일가가 한국 사회와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책무이다. 경실련은 이러한 삼성그룹이 최소한의 책무를 이행하는지에 대해 면밀히 지켜 볼 것이다.

나아가 정부와 정치권도 삼성그룹의 소유지배구조와 거버넌스가 한국경제와 사회의 미래에 미칠 중대성을 인지하고, 보험업법 개정 등의 정책수단을 통해 개편과정에서 삼성그룹 소유지배구조와 거버넌스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총수일가와 재벌의 이익보다 국민과 국가경제의 공익을 우선시하는 정부와 정치권이라면, 이처럼 중차대한 문제에 애써 무관심한 태도를 보일 수 없을 것이다. 끝.

2014년 11월 1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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