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원 원혜영
국가정보원의 송년회에서 군 출신인 남재준 국정원장이 한 발언은 한마디로 충격이다. 무엇보다도 ‘2015년 자유대한 체제로의 통일을 위한 구체적 플랜’이 논의되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2년내 북한 김정은 체제가 붕괴되면서 우리쪽으로 흡수통일 될 것이라는 얘기인 셈이다.남 원장은 이날 간부들에게 "우리 조국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시키기 위해 다 같이 죽자"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흡수통일론에서 더 나아가 서늘한 전쟁통일론이 떠오르는 이유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기개는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안된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려다가 오히려 한반도 정세불안을 증폭시킨다’며 신중론을 폈다. 그러나 남재준 원장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장성택 사건 등으로 더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번 기회에 북한을 좀 더 거세게 흔들자는 입장이다. 남 원장 발언이 사실이라면, 가뜩이나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는 더욱 파국적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남 원장 발언은 북한이 끊임없이 핵무장론의 이유로 제기해온 '체제붕괴 흡수통일전략' 의혹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독일과 상황이 전혀 다르다. 한국경제는 1천조원대의 가계부채와 1천조원의 국가부채에 허리가 휘어 있다. 북한의 급격한 붕괴와 한반도 정세의 전쟁위기로의 폭주는 외국인자금 대거 이탈 등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을 허물 수 있다.

남 원장은 지난 6월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NLL 대화록 공개와 관련해 "야당이 자꾸 공격하고 왜곡하니까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 공개했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할 국정원장이 야당을 '적'으로 규정하고 ‘적으로부터 명예회복’을 위해 국가 1급 기밀 문서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최근 남 원장은 장성택 처형 후의 북한에 대한 고급정보와 국정원장 개인의 견해를 함부로 발설하고 있다. 통제되지 않는 남 원장의 발언은 위험하다. 대통령의 뜻인가.

자숙하라. 그 입 다물라 남재준 원장.

2013년 12월24일
국회의원 원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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