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외고 명물 이영호씨의 하루는 짧다

△ 이영호(사진.37)씨의소망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그가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낙천성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은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음에 기인할 것이다.

분당구 백현동 성남외고의 명물인 이영호씨(37)는 지난 무더운 여름을 지내고 겨울의 찬 바람이 부는 이즘까지 자신의 애마 '다마스'와 함께 자동차 검사소 이전 안내장을 돌리고 있다.

갑작스런 회사의 이전으로 인해 원래 맡고 있던 자동차 엔지니어 일을 잠시 쉬고 회사의 특명(?)을 받고 외고 골목의 한 귀퉁이를 지키고 있는 것도 이제 1년이 다 되가는 일이다.

그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항상 같은 자리에서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한자리를 떠나지 않고 하루종일 서 있는 상태로 안내에 집중하는 성실함이다.

이제는 동네의 명사가 된 그는 외고 길목의 상인들을 비롯 어르신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스타'로 자리매김해 동네 어르신께 '꾸벅' 인사하는 일도 일상이 됐다.

회사가 준 특명이라 하지만 여간 쉬운 일이 아닌 이일을 맡은 것도 '인연'이라는 그는 매연이 진동하는 길가에서 그의 젊음의 한 성상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그가 하는 일이 이게 전부가 아니라 힘든 일이 끝난 이후에도 대리운전 아르바이트를 하며 밤을 지새운다는 것이다.

하루종일 피곤한 몸을 이끌기도 힘든 그에게 대리운전은 가혹한 일일 수도 있음에 그는 "한 번 밖에 없는 젊은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고 말한다.

"처음엔 다리가 퉁퉁 부어 고생도 했어요. 집에가서 얼음 찜질도 하고요. 이제는 인이 박혀 그런대로 참을만 한데 여름 더위에 졸음이 밀려올 때가 가장 힘들더군요."

이영호씨의 하루가 이렇게 짧은 것은 그의 꿈 때문으로 무엇보다 내일에 대한 긍정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강한 젊은 정신력을 소유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주변 상가 사람들이나 길가는 사람들이 인사를 할 정도로 이곳에 애정이 붙었다는 그는 이게 우연이 아니라 소중한 '인연'일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는 지역의 명물이 다 돼서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웃음). 오가는 사람들의 '길지기'가 돼주기도 하고 또 친구가 돼주기도 합니다."

선한 인상에 여름 내 태웠을 그의 구리빛 얼굴에서 건강함이 넘쳐오르며 그의 미래에 대한 낙관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어르신들이 조그만 텃밭에 심으신 배추가 싹이 나고 이제는 통통히 살이 올라 수확을 기다리는 이즘을 바라볼 때면 시간이 참으로 빠르게 지나간다 싶은 그이다.

아직 가정을 꾸리지 않은 그는 분당구 미금역에 거처를 두고 출퇴근을 하는 성남인으로 연휴 때마다 들리는 '장가가란'소리에 이제는 '초월'했다고.

그에 따르면 자신의 시선을 함께할 배우자를 아직 못 만난 탓이고 또 좋은 여자가 나타나 행복한 가정을 꾸릴 시간이 아직 남아 있음이다.

수입차 서비스센터가 많이 즐비한 성남외고 앞에서 화려하진 않아도 아름다운 젊음의 한 성상을 지키고 있는 그는 어느새 12월 올해의 마지막 달을 맞았다.

"내 일이 있다는 게 보람스럽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주변을 살펴보면 너무나 좋은 분들이 많은 것 같구요. 제게 세상은 언제나 평등한 공동체입니다."

그의 소망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그가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낙천성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은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음에 기인할 것이다.

"제가 맡은 역할이 비록 작다 하더라도 저는 또 내일이면 이 길을 지키겠습니다. 제가 갑자기 사라져버리면 아쉬워할 분들이 이제는 너무 많아졌네요(웃음)."

노동의 가치가 천부시되는 이즘의 세태에 또 외국인 노동자로 넘쳐나는 국내의 상황에서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성실히 걸어가고 있는 그는 분당을 지키는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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