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시장은 추가하락 기대감에 관망세 뚜렷

전셋값 상승세가 추석 이후에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수도권 외곽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추석연휴가 지나면 가을 전세수요도 잦아들고 오름세도 둔화되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가을 전세시장이 길어지고 있다. 추석 이후에도 전세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예년보다 추석연휴가 조금 빨랐던 탓도 크지만 매매시장 위축으로 전세 대기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와 주택 구매력 회복이 지연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은 줄고 재계약시 전세 보증금 부담은 커지고 있다.

가을 전세시장이 길어지면서 숨고를 틈 없이 방학수요나 봄이사를 대비하는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대치동, 목동 등 일부 인기 학군 지역에서는 겨울방학을 앞둔 전세 수요도 나타나고 있어 올 연말 전세시장은 휴지기 없이 봄시장까지 오름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

부동산114(www.r114.co.kr)에 따르면 금주 서울 수도권 전세시장은 추석연휴 이후에도 신혼부부 등 젊은 소형주택 수요가 이어지면서 ▲서울(0.18%) ▲신도시(0.27%) ▲수도권(0.29%)이 모두 상승했다. 소형아파트 상승폭이 컸고 저렴한 전세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움직임도 여전했다.
분당, 산본 등 신도시 전셋값도 비교적 크게 올랐다.

전셋값 상승세 속에서 올해 마지막으로 공급되는 장기전세주택(SHift)에 대한 관심도 여전히 뜨거웠다. 지난 10월 6일 1순위 청약접수를 시작한 강남 세곡, 강동 강일2, 송파 마천지구의 장기전세주택 1817가구에 7600여 명이 몰려 평균 4.18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주거선호지역에서 저렴한 아파트 전세물건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장기임대, 연립/다세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매매시장은 추가하락 기대감에 관망세 뚜렷

매매시장은 관망세가 여전했다. 싼 매물을 찾는 문의는 있었지만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금주 아파트 매매시장은 ▽서울(-0.03%) ▽신도시(-0.01%) ▽수도권(-0.03%)이 모두 하락했다. 주간 하락폭은 전 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8.29대책 이후 하락세가 둔화되기는 했으나 추석 이후 관망세가 다시 심화되며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 시장은 관망세로 거래부진이 이어지면서 서울이 한 주간 ▽0.03% 떨어졌다. ▽강동(-0.08%) ▽강남(-0.04%) 등이 하락했다.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급매물도 거래가 힘들어 가격이 하향 조정됐다. 강동구 고덕주공2,4단지와 강남 한양7차 등이 하락했다.

[매매]

서울 매매시장은 구별로 ▽용산(-0.1%) ▽도봉(-0.09%) ▽노원(-0.08%) ▽성동(-0.06%) ▽동작(-0.06%) ▽구로(-0.06%) ▽관악(-0.06%) ▽강서(-0.05%) 등이 하락했다.

용산은 추석 이후 거래부진이 이어지면서 이촌동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이촌동 반도 161㎡가 2500만원 내렸고 삼성리버스위트 166-168㎡ 등 중대형도 1500만원 가량씩 하락했다. 도봉, 노원은 추석 직전 급매물 위주의 반짝 거래장이 형성됐지만 이후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약세를 보였다. 도봉은 방학동 우성2차 중대형이 750만원 정도 하락했고 노원 월계동 롯데캐슬루나 155㎡가 1000만원 가량 내렸다.

신도시는 ▽분당(-0.02%) ▽일산(-0.01%)이 내렸다. 평촌, 산본, 중동은 가격 변동 없이 보합세를 보였다.

분당은 8.29대책 이후 하락세가 둔화됐으나 거래부진으로 약세를 이어갔다. 이매동 동신3차, 정자동 정든신화, 구미동 무지개라이프 등 중대형 아파트값이 1500만원-2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일산은 최근 일부 매도호가 상향 조정이 나타나면서 가격 하락세가 크게 둔화됐다. 그러나 실거래 성사율은 높지 않은 편이고 중대형이 약세를 보였다. 주엽동 문촌신우 155㎡가 1000만원 하락했고 강선동성 108㎡는 500만원 정도 내렸다. 평촌, 산본, 중동은 추석 이후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금주 가격 변동이 없었다.

수도권은 ▽광주(-0.11%) ▽화성(-0.09%) ▽의정부(-0.08%) ▽광명(-0.07%) ▽파주(-0.05%) ▽고양시(-0.05%) ▽시흥(-0.05%) ▽안양(-0.05%) ▽용인(-0.05%) 순으로 하락했다. 추석 이후 매도호가는 오른 곳도 있었지만 거래가 쉽지 않고 가격 조정이 이어졌다.

광주는 거래 부진으로 중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오포읍 신현1차현대모닝사이드, 오포베르빌, 오포현대 등이 500만원-1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화성시도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향남읍 우미린, 일신에일린의뜰 등이 중소형도 1000만원-1500만원 가량 내렸다.

[전세]

서울 전세시장은 추석 이후에도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가격이 올랐다. 종로, 관악이 보합세를 보였을 뿐 나머지 23개 구는 모두 상승했다. ▲강서(0.47%) ▲강북(0.32%) ▲도봉(0.29%) ▲동작(0.28%) ▲성북(0.27%) ▲용산(0.27%) ▲강동(0.25%) ▲중랑(0.25%) 등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올랐다.

강서구는 지하철 9호선 개통 이후 여의도, 강남 등으로 접근성이 개선됐고 수요가 꾸준해 올랐다. 전주에 이어 오름세가 이어졌는데 대표적으로 화곡동 우장산SK뷰 104-138㎡를 비롯해 방화동 동부센트레빌1,2차 79-112㎡ 등 중소형이 1000만원 정도 올랐다. 강북은 주변 뉴타운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전세가격이 회복되고 가을 이사수요가 이어져 가격이 올랐다. 미아동 동부센트레빌, 벽산라이브파크 단지 중소형이 500만원-1000만원 올랐다. 도봉구도 신혼부부 수요가 늘면서 중소형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창동 동아 105㎡가 1500만원 올랐고 도봉동 래미안도봉 소형이 1000만원 상승했다.

신도시는 ▲분당(0.46%) ▲산본(0.32%) 지역이 비교적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고 ▲평촌(0.17%) ▲중동(0.04%) ▲일산(0.01%) 신도시도 모두 올랐다.

분당은 소형은 물론이고 중대형도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올랐다.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일부 분당으로 넘어왔다. 정자동 파크뷰 중대형이 2500만원 올랐고 수내동 양지금호 128-164㎡도 1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산본은 추석 이후 이어진 수요와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 입주 마감 영향으로 올랐다. 래미안하이어스 입주와 함께 시장에 나왔던 기존 아파트 전세물량이 소진되면서 오름세를 보였는데 산본동 백합LG 중대형이 500만원-1000만원 올랐고 주공11단지 중소형도 250만원-500만원 상승했다. 일산은 파주신도시 및 주변 택지지구 대규모 입주로 약세를 보였으나 추석 이후에도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회복세로 돌아섰다.

수도권 외곽으로 이동하는 전세수요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역시 전세 오름세가 지속됐다. ▲광명(0.98%) ▲남양주(0.85%) ▲시흥(0.76%) ▲하남(0.68%) ▲수원(0.47%) ▲양주(0.36%)▲과천(0.35%) ▲김포(0.30%) 등이 올랐다.

광명은 인근 가산•구로디지털단지 수요를 비롯해 서울 수요가 꾸준했고 최근에는 신혼부부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올랐다. 철산동 푸르지오하늘채, 하안동 광명e편한세상센트레빌 등 새아파트를 중심으로 1000만원 정도씩 전셋값이 상승했다. 남양주도 지역 내 수요는 물론 인근 구리, 의정부와 서울 노원, 도봉에서 싼 전셋집을 구하러 오는 수요가 늘면서 올랐다. 와부읍 강변현대홈타운 중대형이 1500만원 올랐고 호평동 금강, 동원로얄듀크, 한라비발디 등의 중소형이 1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시흥은 인근 안산, 안양, 부천, 광명 등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넘어오면서 올랐다. 신천동 휴먼시아, 정왕동 계룡 단지 중소형 면적이 750만원-1000만원 상승했다.

중소형 전셋값 오름세 지속, 구매력 회복 더뎌 매매시장 당분간 관망세

주택 구매심리를 진작시킬 추가 대책이나 변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당분간 아파트 시장은 거래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체감경기 회복이 더딘데다 추가 금리 인상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4분기에도 주택 구매심리가 살아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세금 상승 부담이 과도한 경우나 내집마련이 시급한 실수요자라면 급매물을 활용한 매입 전략을 고려해 볼만 하다. 8.29대책 이후 소형주택을 사는 무주택자에 대한 지원이 늘어난 상황이어서 기존 전세금에 약간의 대출을 더하거나 여유자금을 보내 내집마련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올해 연말 종료되는 취•등록세 50% 감면도 2011년 말까지 1년 더 연장됐는데 취득가액 9억원 이하 주택을 사서 1주택자가 되는 실수요자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세시장은 소형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혼부부 등 소형 전세수요가 꾸준하고 최근 소형 공급량이 줄어 소형 전세가격은 당분간 오를 전망이다. 수요 선호도가 높고 전세물량이 부족한 곳을 중심으로는 매매전환도 일부 나타나고 전세 대체상품에 대한 공급 요구도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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