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역에 와서 느낀 문화적 충격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15년 전 지역의 아무개면에서 개최된 간담회가 끝나자 적지 않은 기자들이 문 밖에 나와서 줄을 서고 있었다.

아무개면에서 준비한 촌지 5만원을 줄을 서고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아찔했다. 서울서 기자 생활하면서 볼 수 없던 촌극이 눈앞에 펼쳐진 것.

가관은 경쟁지의 여기자와 악수를 하려는 순간 그와 동행해 온 편집국장이 나무란다. 어떻게 여자와 악수를 할 수 있냐는 얘기였다.

물론 15년 전 얘기다. 그렇다면 지역의 언론환경은 얼마나 나아졌는가. 중앙도시와의 시차가 있겠지만 여전히 인식의 장벽이 가로막고 있음을 문뜩문뜩 체감한다.

100만이 육박하는 도시, 시민의 정서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일반론에 언론의 가치와 비중이 아직 가볍게 여겨지고 있다.

기자는 서울 출신이다. 불과 20년 전만해도 지역은 군단위의 농업도시였다. 고유의 전통과 훈훈한 미덕이 존재하는 이 지역민을 사랑하고 존경한다.

애향심의 발로에서 일천했던 지역지의 자기반성과 시대유감에 대한 기자의 쓴소리에 일말의 책임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지역시민의 90프로가 이주민이다. 아니 지역의 주류가 됐다. 아직도 원주민과 이주민을 따지는 ‘족보놀음’을 하고 있다면 그건 지역의 정서에 반하는 일이다.

모신문사는 사주부터 사장, 편집국장까지 지역 출신이다. 이른바 ‘족보놀음’이다. 아무개는 이른바 거창한 전국 지역지 모임의 수장으로 앉아있다. 아이러니다.

변화 없는 발전은 앞날을 기약할 수 없다. 전두환이 독재자라면 그도 7년 정권에 마침표를 찍었다. 언론은 사회적 공기다. 권력도 10년이면 지고만다.

누구를 향해 왈가왈부하는 게 아니다. 고작 몇천부 찍어 놓고 대표신문임네 하는 건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다.

관공서 1천부 뿌리고 광고처에 갖다주면 시민은 몇부나 본다는 걸까. 곱씹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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