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문=이헌모의 일본 이야기] 법학부에서 주로 국가/지방공무원 양성을 위한 교육을 하는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테마이다.

국가공무원의 경우는 애초부터 국가공무원 종합직(한국의 행시?) 과 일반직(7/9급) 으로 나누어 선발을 하므로 공무원이 된 후 자신의 커리어 형성은 정해진 루트에 따라 진행된다. 이를 일본에선 커리어, 논커리어로 구분하는데 애초 출발선이 다름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지방공무원은 채용 방식이 각 지자체마다 다르고 다양하여 일률적으로 구분하기가 어렵다. 다만 지방 상급/중급/초급이라는 구분은 있으나 이는 국가공무원 같은 엄격한 커리어 관리를 의미하지 않는다.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대략 광역지자체와 정령지정도시 같은 대도시의 경우는 승진을 위한 시험을 실시하여 간부 요원을 양성해 가는데, 근래 이런 승진 시험의 응시가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

아래 소개하는 기사에도 그 원인 등에 대한 분석이 있으나 일본 사회에 퍼지고 있는 책임 있는 자리에 대한 부담과 그런 직책을 경원하는 풍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근래 대학생 등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태를 보면 이런 경향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다.

극단적으로 본다면, 점점 모두가 책임 지기 싫어하는 사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책임은 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분산하여 책임 소재를 애매하게 하는 구조. 조직론적으로 보면 이러한 조직의 성장이나 발전은 요원할 것 같은데…

아무튼 이하

아사히 신문 기사 번역

 

「출세하고 싶지 않다」 는 공무원이 늘어났다?

승진 시험을 준비하지 않는 이유는?

사이타마시에서 기술 직원으로 일하는 40대 남성은 2018년 계장으로 승진하기 위한 시험을 봤다. 「계장이 되면 업무의 재량이 늘고, 급여도 오른다」. 망설임이 없었다. 시험은 지방자치법과 공무원법 등 지식을 묻는 필기시험과 논문, 면접의 3부 구성이다.

일상 업무에서 사용하지 않는 법률도 있어 평소 일을 하면서 준비하기 힘들었지만, 출퇴근 시간 등을 이용해 하루 약 2시간의 공부 시간을 짜내어 한 번에 합격했다.

입사 16년째의 계장 승진은 시험 없는 선고(選考)와 비교해 3년 정도 빠른 셈이다. 다만 더 이상의 출세에는 저항을 느낀다고 한다. 왜냐하면 「즐겁게 일하고 있는 관리직이 하여간 적다. 과장이 되는 건 심리적 장벽이 높다. 갑자기 승진하라고 하면 ‘우엑~’ 할지도 모르겠다」

■ 수험률, 절반 정도의 지자체에서 감소

지자체가 승진 시험을 도입하는 것은 젊은 직원의 동기부여를 향상시키거나 조직을 활성화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연공서열이나 일부 간부의 판단으로 승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의욕과 능력이 있는 인재를 이른 단계부터 「간부 후보」 로 발탁할 수 있다.

총무성의 조사에 의하면, 승진 시험을 도입하고 있는 건 전국 약 1700 지자체 중, 약 350 지자체(2020년. 경찰관이나 교원 등을 제외한 일반 사무직원 대상). 예전에는 계장 승진 시험의 경쟁률이 7배 이상이 되는 지자체도 있었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이 이번에 최근 10년간 승진 시험을 실시하고 있던 13개 도부현과 정령지정도시에 확인한 바, 적어도 8자치 단체에서 시험 수험률이 떨어졌다.

지자체에 따라서는 직원의 연령이나 재직 연수 등의 수험 요건에 차이는 있지만, 감소 폭이 가장 컸던 것은 가와사키시로, 12년의 56%에서 21년은 45.7%로 내려갔다.

다음으로 크게 줄어든 것은 사이타마현으로, 65.9%에서 57.8%로. 이어 교토 시가 22.8%에서 18.8%로 되어 있었다. 감소 폭은 작지만, 수험률이 가장 낮았던 것은 나고야시로, 19년에는 10%를 밑돌았다. .

■ 계속 내려가면 '조직력 저하 우려'

공무원의 실력주의를 지탱하게 될 승진 시험. 그 존속이 위험할 정도의 수험률 저하는 왜 일어나고 있는가? 직원이 모두 출세를 바라는 것도 좋지는 않지만, 간부가 되어야 할 우수한 인재의 ‘출세 이탈’이 가속되면 장래에는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시험이 도입되기 전이라면 본인이 승진에 소극적이더라도 인사를 발령함으로써 우수한 인재를 간부로 만들었다. 그러나 시험 제도가 있으면, 아무리 우수한 직원이라도, 본인이 수험하지 않으면 등용하는 타이밍이 어긋나 버린다.

최근 공무원은 감소 경향으로, 한사람 한 사람의 업무는 늘어나고, 부담감은 증가하고 있다. 일보다 사생활을 우선하는 지향의 고조도 있어, 승진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것이, 출세로부터 도피 방법이 되고 있는 실정이 있다고 한다.

수험률이 가장 낮았던 나고야시의 담당자는 “또한 수험률이 떨어지면 계장으로 필요한 인재를 확보할 수 없어 조직력의 저하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라고 위기감을 보인다.

■ 책임 있는 직책에 “올라가고 싶지 않다"

젊은이가 승진 시험을 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시험의 부담감이다. 많은 지자체에서는 계장 승진 시험의 수험 자격을 30대 초반에 갖는다.

그러나 그 연령대는 보통 직장에서도 중심적인 존재로 중책을 짊어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결혼이나 출산, 육아 등으로 사생활도 바쁜 경우가 적지 않고, 시험공부를 하는 시간을 만들기 어렵다.

이러한 목소리를 참고로 사이타마현은 작년도, 현의 과제에 대한 정책이나 생각을 묻는 면접시험을 폐지했다. '지사의 생각에 따르는’ 간부 직원이 간부 후보로 어울리는지 평가하는 시험이었지만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다.

사이타마시도 금년부터 문제 수를 3할 정도 줄인 것 외에, 구마모토시는 출제 범위를 2개월 빨리 공표해,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수험률 저하의 또 다른 요인이 직책이 올라가는 것을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는 공무원이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

가와사키시 인사과가 올해 2월에 공표한, 시 직원을 대상으로 한 앙케트에서는, 「향후, 보다 책임 있는 직책에 오르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어느 쪽인가 하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라고 대답한 직원이 60%를 넘었다.

가와사키시는 즉시 계장 승진 시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대신 계장을 보좌하는 주임이 되기 위한 시험을 새롭게 내년도부터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 '단발 승부' 에서 탈피한 지자체도

수험률이 오른 것은 오사카부 사카이시다. 2020년도, 그때까지 30세 이상이었던 수험 대상 연령을 27세 이상으로 낮췄다. 빨리 커리어 향상을 도모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수험률은 12년의 61.6%에서 21년에는 74.5%가 되었다고 한다.

요코하마시는 롤 모델이 되는 계장과 인터뷰해 각 직장에서 소개해 수험을 추천하거나, 25년도까지 여성 직원의 수험률을 50%로 하는 목표 설정을 한 결과, 수험률은 남성 직원 42.1%에서 53.5%로, 여성 직원은 12.5%나 21.6%가 됐다.

「떨어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 이라고 낙담하는 직원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정에 착수한 것이 기타큐슈시. 1차 시험의 필기시험을 2개로 나누어 각각 한 번 합격하면 앞으로는 수험이 면제가 되도록 지난해에 시험 구조를 개정했다.

「새로운 제도의 평가는 이제부터」 라고 하지만, 필기시험을 자격화하는 것으로, 「한 분야마다 수험한다」 라는 직원마다의 라이프 스테이지에 맞게 유연한 도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라고 담당자는 수험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승진 시험 자체를 폐지한 지자체도 있다. 홋카이도는 과장에 젊은이를 등용하기 위해 승진 시험을 실시해 왔지만, 2010년도부터 업무실적을 고려한 등용으로 개정했다.

시가현과 나가사키현도 폐지했다고 한다. 홋카이도 인사과 담당자는 “단발 승부 시험은 큰 부담이 됐다. 평가가 높으면 젊은이라도 과장으로 승진하는 길은 남기고 있어 폐지에 불만스러운 목소리는 없다"라고 말했다.

     ◇

지방자치에 정통한 고베대 대학원의 마츠나미 준 교수( 행정학) 의 이야기

승진 시험은 계속해 나가야 한다. 상사가 '건방지다’든가 '남자 사회에 익숙하지 않은 여성이다' 식으로 평가하지 않아도 시험에 통과만 하면 승진할 수 있다. 시험은 공정한 평가와 다양한 인재의 등용을 가능하게 한다. 수험률을 유지하기 위해 시험을 간단하게 해 버리면, 우수한 인재를 승진시킨다는 본래의 목적으로부터 어긋나 버린다.

시험의 폐지와 간소화의 영향이 결과로 나오는 것은 승진한 인재가 관리직이나 간부가 되는 수십 년 후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보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 인재투성이뿐이라고 해도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이다.

만약, 직원 간의 업무 부하나 남녀의 가사· 개호 등의 부담이 치우쳐 있는 것이 요인으로, 승진해야 마땅한 직원이 시험을 피하고 있다고 하는 상황이 있다면, 우선은 그 원인을 해결해야 하지 않겠는가?

한편, 일에 대한 열의는 시험이 아니어도 가늠할 수 있다. 대학원에 가거나 자격을 취득한 직원은 시험을 면제하는 등 대체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승진 시험의 각지의 경향

【수험률이 떨어진 지자체】

사이타마현, 오사카부, 삿포로시, 센다이 시, 가와사키시, 나고야시, 교토, 구마모토시

<수험하지 않는 이유> 업무 부하가 높다, 가사나 육아가 힘들다, 승진 욕심의 저하, 등

■ 수험률이 오른 지자체

도쿄도, 에히메 현, 요코하마시, 사카이시, 기타큐슈시

<대책의 예> 대상 연령의 인하, 수험률의 목표치를 설정, 필기시험을 자격화 등

■ 최근에 시험을 폐지한 지자체

홋카이도, 나가사키현, 시가현

<이유> 수험률의 저하나 직원의 부담 경감 등

-끝- (22.11.10)

 

* 글 • 사진 : 이헌모 일본 중앙학원대학(中央学院大学) 법학부 교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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