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내가 이낙연은 안 된다고 했던 이유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그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 사돈 남말 하듯 한다고 할까. 최근 민주당 사태에 대해서도 “한 없이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이 뜨겁다. 이낙연을 옹호하는 댓글은 많지 않다. 기회주의자 같다는 지적이 훨씬 많다. 다른 나라에서 온 것처럼 말한다.

나도 댓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낙연은 그래도 대권주자 선호도 1위다. 그렇다면 그를 옹호하는 글도 많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대부분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한다고 지적했다. 내가 늘 말했던 것처럼 말만 번지르르하게 한다는 지적 역시 많았다. 이낙연의 말에는 내용이 없다. 가만히 뜯어보라. 이제 국민들도 그것을 알았다고 할까. 밑천이 드러난 셈이다.

진중권도 이낙연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다운 일갈이다. 그는 ‘이낙연의 위선’이라는 글을 통해 “사과는 없고, 텅 빈 수사만 있다”며 비판했다. 정확한 분석이다. 당의 대권주자라면 사과를 하고 고개를 숙이는 게 마땅한데 다소 초점이 빗나간 얘기를 한다. 이낙연은 그 같은 말도 미리 준비했을 것으로 본다. 기자들이 물어보면 답을 하려고. 이낙연은 원래 그런 사람이다.

앞서 이낙연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 광장시장의 한 제과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의 임미리 교수 고발 논란과 관련해 “오늘을 힘겨워하고 내일을 걱정하는 국민이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라며 “한없이 겸손한 자세로 공감하고 응답해야 하는 것이 저희의 기본적인 자세”라고 말했다. 내가 그런 주장을 했더라면 조금 공감을 받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낙연이 그런 말을 하니까 비판이 쏟아진다.

진중권은 “민주당 선거운동을 지휘하는 이낙연씨를 봐라. 아주 우아하게 손을 씻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낙연 후보의 발언, 다시 읽어 보라”면서 “민주당이 잘못 했다는 말, 안 들어 있다. 임미리 교수에게 사과한다는 말도 안 들어 있다. 그냥 상황을 우아하게 모면하기 위한 텅 빈 수사만 있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위선적”이라고 평가했다. 맞다. 이낙연이 그런 사람이라 거기에 딱 맞는 말을 했을 뿐이다.

진중권은 “아무 내용도 없는 (이낙연의) 저 빈말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일단 민주당에서 임미리 교수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면서 “즉 그를 고발한 것과 그를 안철수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매도한 것에 대해서 깨끗이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지자들에게 시민들의 표현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게 민주당이 표방하는 가치이며, 임미리 교수를 고발한 문빠들의 행위는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위협하는 행위니,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천명해야 한다”면서 “이낙연 후보의 저 발언은 역겨운 위선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낙연도 보다 솔직해야 한다. 위선 덩어리로 비치면 대권 근처에도 갈 수 없다. 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가. 답답해서 충고한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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