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굿이브닝. 오늘은 안 자고 미스터트롯을 보고 있습니다. 보통 9시쯤 자는데 아내가 함께 보자고 해 기다렸습니다. 안 자기를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공연이네요. 인기 비결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TV조선 김민배 사장은 저랑 청와대 출입기자를 같이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출연자들이 모두 이기고 올라가네요. 저는 승자를 모두 맞췄습니다. 특히 꼬마가수 정동원, 임영웅을 좋아합니다. 둘다 상대를 이겼습니다. 이죽희 위원님은 임영웅 팬이라고 해요. 저는 정동원. 오늘 새벽 칼럼도 미스터트롯입니다.”

나는 매일 새벽 1~2시쯤 일어나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가장 먼저 오풍연구소 그룹에 아침인사를 올린다. 첫 마디는 “굿모닝”이다. 그런데 2017년 10월 18일 이 같은 페이스북 그룹을 만든 뒤 처음으로 “굿이브닝” 인사를 했다. 자정 넘어까지 안 자고 있었다는 얘기다. 조금 전 3시 40분쯤 일어났다. 곶감 3개로 아침을 먹고 약속한대로 오풍연 칼럼을 쓰고 있다.

내가 끝까지 보는 TV프로그램은 주말저녁 ‘불후의 명곡’과 일요일 점심 때 송해가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러고보니 노래를 좋아하지 않지만 가요프로그램을 즐겨본 셈이다. 요즘은 트롯의 재미에 푹 빠졌다. 미스트롯 송가인이 나오고 난 이후부터다. 송가인을 주인공으로 한 칼럼은 3개 이상 쓴 기억이 있다. 최근에는 정동원을 적극 응원하고 있다. 이번 미스터트롯의 주인공은 정동원이 됐으면 한다. 너무 어리다고 불이익을 받지 않으면 좋겠다.

나한테도 약간의 예능 감각이 있는 걸까. 하긴 1986년 KBS PD시험에도 합격해 하루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적이 있다. 아내는 승자를 한 명 틀렸지만, 나는 다 맞췄다. 노래를 부르지 못하지만 듣는 기능은 있는 듯하다. 어제 미스터트롯은 2시간 이상 진행됐다. 흥미진진했다. 어는 영화보다도 재미 있었다. TV조선은 종합편성채널. 그런데도 지상파 방송보다 훨씬 멋지게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시청률 20% 안팎을 오르내리는 이유를 알만 했다.

이제 시청자는 지상파니, 종편이니, 케이블체널이니를 따지지 않는다. 재미 있으면 무조건 본다. TV조선이 성공한 경우다. 잘 만들려는 노력도 느껴졌다. 다른 가요 경선은 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미스터트롯 만큼 잘 만든 프로그램은 없을 것 같다. TV조선 관계자 등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모든 국민들이 시름에 젖어 있는데 늦은 밤이지만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이것이 바로 매스컴의 역할이다.

정동원은 나훈아 노래를 불렀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 13살짜리 초등학교 6학년 꼬마가 부르기에는 쉽지 않은 곡이다. 감정을 섞어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정동원은 심사단을 울렸다. 나도 큰 감동을 받았다. 지난 번 ‘보릿고개’도 원곡 가수 진성보다 더 잘 부른다고 평가했지만 이번 노래도 나훈아를 능가했다. 천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색스폰 연주도 뛰어났다. 그 나이 아이가 할 수 없는 일을 정동원은 해냈다. 정동원 파이팅!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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