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효 칼럼_나는 산으로 출근한다

윤창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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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신문=윤창효 칼럼] 산촌에서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TV 프로그램이 요즘 인기다. 프로그램 진행자들은 베이비부머 세대들 에게는 거의 아이돌 수준의 인기라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산에서 움막이나 집을 짓고 살면서, 약초 같은 임산물을 채취하는 장면이 항상 방영된다. “임야 소유주의 허락을 받고 채취합니다” 라는 자막이 잠시 나온다. 하지만 보통 시청자들은 임산물을 아무 임야에서나 그냥 채취하면 되는 것으로 인식들 하고 있다. 심지어 채취 시기에는 그룹을 지어 채취 활동을 동호회 수준으로 한다는 곳도 있다고 한다. 큰일이다. 

어떤 임야에서나 임산물 채취 활동을 해서는 안된다. 모든 임야는 소유주가 있다. 사유림은 말 할 것도 없고 국유림에서도 임산물을 채취를 해서는 안된다. 경고성 문구를 출입이 용이한 위치에 부착해 놓으면 오히려 “여기 임산물 많아요.” 라는 안내 문구로 역이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임산물은 최소한 3년에서 5년 이상을 키워야 채취 시기가 된다. 산양삼 같은 경우에는 최소한 5년 이상 그리고 10년 이상 관리 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임산물 재배는 자연재해 뿐만 아니라 동물들로부터도 보호를 받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멧돼지, 고라니 뿐만 아니라 들쥐, 오소리, 너구리 새 등 그야말로 지하, 지상, 공중전이다. 좋은 것과 최적의 수확시기를 동물들이 먼저 알아본다. 자연의 산물은 그래서 모든 역경을 헤치고 오랜 세월을 참고 견디어 내야 임산물이 되는 것이다. 임산물 재배자들의 하소연을 들어보면 어떤 피해 보다도 인간으로부터 받는 피해가 제일 무섭고 크다고 한다. 실제로 지역 언론 매체에서는 산양삼 같은 고가의 임산물을 몰래 채취해가는 피해 사례나 용의자가 붙잡혔다는 소식을 접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대부분이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청정 임산물은 그 가치 또한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산림청 산하 임업 진흥원 주도로 청정임산물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청정 임산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씨앗부터 검정을 받고 생산관리 과정 등 모든 과정을 인증 받아야 하기 때문에 농약은 물론 비료도 사용하지 않고 잡초 제거 정도의 작업만으로 완전 자연적으로 재배된다. 그 만큼 재배량에 비해 수확량이 많지 않다. 

자연 친화 임산물을 생산 채취하기까지는 이렇듯 오랜 시간과 많은 유해한 환경을 이겨내야 한다. 그래서 산에서 나는 임산물은 귀하고 효능이 뛰어나다. 요즘은 임산물을 인공적으로 재배하는 기술이 발달되어 일부 임산물들은 인위적으로 환경을 조성하여 재배되는 경우가 있는데 임산물은 산에서 자라야 한다. 재배 환경이 곧 그 임산물의 가장 중요한 큰 스팩인 것이다. 지하에 분포되어 있는 자연 광물, 토양 그리고 지상의 공기 및 지역의 일기 특징 등 모두 다 중요한 요소이다. 모양만 같다고 같은 임산물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임산물은 지리적 표시를 확인하거나 재배 현장을 직접 확인을 해보는 것도 좋다. 

최근 중국산 임산물이 가공되어 많이 수입 유통되는데 우리나라 소비자의 의식이 중요하다. 시장은 소비자가 만드는 것이다. 필자는 20년 가까이 중국과 무역을 경험해봤다. 중국업체는 돈을 지불한 만큼 물건을 만들어 준다. 다시 말해 돈에 모든 것의 기준을 두기 때문에 인체 피해 또는 환경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시 하지 않는다. 1원이라도 이익이 나면 나중이 없고 당장의 이익에 모든 기준이 되기 때문에 유해한 중국산 임산물이 가공되어 수입 유통되고 있다. 국내 수입업자들이 가격 경쟁력 때문에 단가를 낮추기를 원하면 중국업자는 요구하는 금액에 맞춰서 제품을 만들어 주다보니 원자재나 위생적 관리에 대한 개념은 전혀 없다. 

국내 수입시 검색을 한다고 하지만 그 효과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심지어는 검수용 또는 허가용 제품과 실제 수입 유통되는 제품이 다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중국 중소 기업들은 항상 일부 선금 및 잔금은 물품 인도 즉시 현금을 지불해야 하는 조건이기 때문에 신용에 대한 개념이 없고 당장의 거래만 이루어지면 끝난다. 

중국에서는 서로를 믿지 못하는 거래 구조이기 때문이다. 중국인들 사이에 회자하는 농담을 들어보면 가관이다. 한 농부가 씨앗을 사서 씨를 뿌렸는데 싹이 나지를 않아서 씨앗 판매상에게 가서 노발대발 화를내니 제일 싼 씨앗을 달라고 해서 가짜 씨앗을 줬다고 한다. 그 동안 밭을 일구고 비료도 주고 엄청난 고생을 했는데싶어 화가 난 농부는 죽어버린다고 홧김에 집에 있던 농약을 마셔 버렸다. 옆에 있던 부인이 큰일났다고 난리를 피웠는데 농약을 마신 농부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농약도 가짜였던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부에서는 친환경 농약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청정 농산물과 임산물을 재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임산물은 인공적으로 재배되어서는 안되고 청정한 산에서 자라야만 한다. 우리는 오랜 시간을 견디어낸 기다림의 산물인 우리나라 산에서 나는 임산물에 대한 그 진정한 스팩을 인정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가치를 소비하는 우리가 현명한 소비 의식을 가져야 발전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서울에서 정보기술(IT) 업계에 30년을 종사 하다 현재 경남 거창을 오가며 임야를 가꾸고 임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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