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기본법 개정안으로 본 소비자 권리 향상
소비자기본법 개정안으로 본 소비자 권리 향상
  • 정길호
  • 승인 2021.04.1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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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호 사)소비자와함께 상임대표
정길호 사)소비자와함께 상임대표

[위클리서울=정길호]공정거래위원회는 급변하는 소비환경에서 다양한 소비자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마련하여 지난 12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 간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주권을 확립하며, 중소기업의 경쟁 기반의 확보를 주 업무로 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즉, 소비자 권익을 기준으로 보면 소비자와 기업, 또는 기업 간의 공정과 균형을 다루는 곳이다. 따라서 금번처럼 소비자 권리를 증진시키는 법률안을 개정하면 당사자인 소비자와 NGO, 소비자단체는 환영을 하지만 경제계와 보수 언론들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반대 입장을 보인다. 대한민국은 해방 이후 70여 년간 정부가 주도한 경제 정책으로 인해 지원책과 정보의 비대칭 현상으로 대기업 위주의 성장은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취약해지고 소비자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경제 주체 중의 한축인 소비자들의 희생을 딛고 성장한 재벌 그룹 이면에 왜소해지고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한 중소기업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가진 한국 사회에서 기업과 소비자들에게는 금 번 소비자 기본법 개정은 큰 의미를 갖는다. 개정안의 3가지 큰 줄기로는 소비자정책위원회 기능 강화 안으로 소비자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실태조사 실시 및 공표 근거를 신설하고 필요시 관련 사업자에게 자료제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음으로 소비자권익증진 재원을 조성하여 다양한 소비자 현안에 대한 탄력적인 대응을 위해 민간의 소비자권익증진 사업을 지원하는 소비자권익증진재단의 설치‧예산 지원근거를 마련하고, 재단의 운영과 감독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고 악의적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단체소송제도를 활성화 하고자 소비자단체소송을 수행할 수 있는 단체에 소비자단체의 협의체를 추가하고, 소송지연을 초래했던 사전허가절차를 없애는 등 제도를 개선하였다. 소비자단체소송제도 개정안은(70조, 제73조, 제74조, 제76조 개정) 2006년도에 제도가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15년 동안 8건의 소 제기에 그치는 등 활용이 저조하며, 소송지연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는 것에 추진 배경을 두고 공익을 위해 법에 정한 단체가 위법행위의 금지를 청구하도록 한 제도다. 사전예방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후 금전배상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소송과는 다른 것이다. 공정거래감시역량 및 소비자피해구제 강화를 위한 국정과제(25-4)로 추진중인 사안이었다. 주요 개정내용을 보면 현행법상 소비자단체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공정위 등록 소비자단체, 한국소비자원, 경제단체 등에 더하여,‘소비자단체의 협의체’를 추가하였다. 현재 소비자단체의 협의체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1개 단체이며, 공정위가 소송수행단체로 지정하여 고시하는 절차를 거쳐야 단체소송 관련 활동을 할 수 있다.

한편, 법원행정처와 협의하여 소송지연과 단체소송활성화 저해요소로 지적되어온 소송허가절차를 폐지하도록 하였다. 현행 소비자단체소송은 별개의 절차를 통해 소송허가를 받아야 본안 소송 및 가처분을 할 수 있었으나, 허가절차를 없애는 경우 보전처분을 소제기와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소비자피해 확산을 차단하고자 하는 단체소송의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작동시킬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의 실상은 허가를 받기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이 걸릴뿐더러 ‘소송 허가’만으로 사업자의 패소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을 반영하여 보다 실효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법원행정처도 이와 같은 이유로 소송허가절차의 폐지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독일, 일본 등에서도 소비자피해의 조기 차단을 위해 예방적 금지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소비자권익의 직접적인 침해 발생의 경우뿐만 아니라 ‘소비자권익의 현저한 침해가 예상되는 경우’에도 단체소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여 예방적인 금지청구권을 도입하였다. 권익 침해가 ‘예상되는 경우’라는 요건만으로는 청구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우려가 있어 ‘현저성’ 요건을 부가하였다.

금번 소비자기본법의 일부 개정은 소비자 권리 향상을 위해 진일보한 측면은 있으나 여전히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2020년 9월 24일 사)소비자와함께 등 소비자단체가 성명서를 발표하여 소비자권익 증진을 위한 법무부의 법 개정안 추진에 환영 의사를 표한 바 있었다. 그 동안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사건, 가습기살균제 참사 등 수많은 소비자피해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들을 구제할 법적, 제도적 장치는 없었던 차에 법무부가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 도입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것이었다. 이 제도들은 그 동안 소비자단체들이 10년 이상 요구했던 소비자권익증진 ‘기본법’으로, 이 법이 제정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소비자권익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언론에서 이슈화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등 수 많은 소비자피해 사건은 있었으나 법무부가 입법 예고한 집단소송제, 징벌 배상제, 입증책임전환에 대한 법 제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효성 있는 소비자피해 구제가 불가능했던 것이다. 진정한 소비자 권리 확보를 위해 전술한 법률이 제정/개정되어야 한다. 이유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시대에서는 빠른 주기의 라이프 사이클, 무형의 서비스 그리고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상품, 서비스, 또한 파생상품의 등장, 다양한 금융서비스 출시, 가상현실 세계의 제품/서비스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 현상과 피해에 소비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금번 법률 개정안은 소비자들의 피해를 예방하고 소비자들의 권리 향상을 위한 진일보한 조치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 기업들도 금번 법 개정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된다는 부정적인 사고보다는 까다로운 소비자가 세계적인 기업을 만든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경쟁력 향상을 위해 매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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