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의 뜨거운 애정이 타올랐던 포은아트홀 1주년 기념공연











포은아트홀이 지난 4일 만 1년을 맞았다. 명실공히 용인시민을 위한 문화의 전당으로 거듭나고 있는 포은아트홀의 이날 공연에선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다양한 음악이 무대를 수놓았고 관객의 열띤 호응이 있었다. 공연 내내 친근한 클래식의 명곡이 2시간 동안  펼쳐지자 관객의 즐거움은 한껏 고조됐다. 이번 공연은 누구보다 바리톤 김동규의 뛰어난 기량과 무대 매너가 돋보였다. 전석매진 사례를 남기며 용인시민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이번 공연의 감상평을 띄운다. <편집자주>

▲ 전석매진. 발디딜틈 없는 행렬에 포은아트홀은 어느때보다 생기가 돌았다. 공연의 밀도와 객석의 집중도 또한 훌륭했다. 이날 공연은 포은아트홀의 새로운 10년을 열어갈 이정표가 되기 충분했다.

열광의 두 시간이 끝났다. 불꽃처럼 타올랐던 열정의 시간은 포은아트홀을 뜨겁게 달궜다. 전석을 메운 용인시민의 뜨거운 환호가 무대를 뒤흔드는 느낌이었다.

“1년에 130여 차례의 공연을 다녀봅니다만 오늘 같이 뜨거운 공연은 오랜만입니다. 저 또한 용인 양지에 사는 용인시민으로서 포은아트홀 개관 1주년은 개인적인 의미가 큽니다.”

바리톤 김동규에게 용인은 인연이 깊다. 그는 지난 2006년부터 용인시립청소년오케스트라 협연의 '제야 음악회'에 참여하는 등 남다른 애정을 과시해 왔다.

이날 김동규는 공연 내내 진심을 담아 객석의 관객에게 뜨거운 영광을 돌렸다. 이날의 주인공은 용인시민이었고 갈채 또한 용인시민의 것이었다.

▲ 김동규의 노래는 지난 1년 동안 쉼없이 도전의 땀을 흘렸을 포은아트홀의 연주자에 대한 찬사였으며 앞으로 새로운 10년을 열어갈 미래에 대한 아낌없는 격려였다.

주름 잡힌 긴 연미복을 입고 셔츠의 깃을 올려 야성을 잔뜩 뽐낸 김동규가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에서 환호가 들렸다.

그가 '세빌리아의 이발사'중 ‘Largo al Factotum della citta’를 부르자 특유의 힘찬 음색 속 손짓과 눈짓, 자유로운 스텝이 함께하며 오페라 속 한 장면이 재현됐다.

무대를 사로잡는 그의 절대 카리스마에 포은아트홀은 좁게만 느껴졌다. 특유의 재치와 무대 매너에 객석과 무대는 하나가 된다. 김동규의 익살맞은 콧수염이 위아래로 가쁘게 움직이는 사이 그의 노래는 흥에 겨웠고 ‘앵콜’을 외치는 관객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김동규가 프랑스 작곡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1875년 작곡)'에 나오는 ‘투우사의 노래’를 부르자 포은아트홀은 한층 달아올랐다. 긴 연미복을 춤추듯 휘두르며 ‘올레’의 함성을 유도하는 김동규는 공연을 즐기기 시작했다.

▲ 지난해 2012년 10월 4일 포은아트홀은 모두의 기대 속에서 개관했다. 만 1년이 지난 지금 포은아트홀은 용인시민이라면 누구나 다가설 수 있는 문화의 전당으로 성장하고 있다.

▲ 이날 공연은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이 모여 함께 공연을 즐겼다. 특히 중장년층의 호응이 돋보였다. 공연의 백미는 동서양을 넘나드는 다양한 레파토리에 있었다. 흥미와 더불어 유쾌함까지 선사했다.

소리꾼 오정해와 부른 ‘홀로아리랑’에선 유연한 발성을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Largo al Factotum della citta’에선 세련되고 충만한 음악적 기량이 모두 김동규의 것이었다.

바로 지금이 10월이 아니던가.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김동규가 부른 몇 안되는 대중가요다. 그의 매력적인 저음에 중년 여성들은 매료되고도 남았으리라.

김동규는 이날 공연에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중 ‘Tonight’을 노래한 권미나와 함께 나나 무스쿠리 등 여러 가수가 불렀던 'Se que volveras'의 감미로운 하모니도 선보였다.

지난 1958년 '산레모 페스티벌' 우승곡인 칸초네 '볼라레(Volare)' 등 세계적인 명곡들을 유감없이 용인시민께 선사한 김동규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프랑스의 전설적 샹숑 가수 에띠드 피아프(Édith Piaf)가 부른 'Non, Je Ne Regrette Rien(난 후회하지 않아요)'을 앵콜로 부르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김동규의 노래는 지난 1년 동안 쉼없이 도전의 땀방을 흘렸을 모든 예술인에 대한 찬사였으며 앞으로 새로운 10년을 열어갈 포은아트홀의 미래에 대한 아낌없는 격려였다.

▲ 오정해의 ‘장타령’에 신명은 끝모를 즐거움이 됐다. 세월이 더 할수록 깊어지는 그의 음색은 20년 전 마주했던 신들린 서편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방성호가 지휘하는 웨스턴심포니는 현란한 테크닉이 빛나는 ‘모자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을 시작으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OST까지 훌륭히 소화했다.

악성 모자르트의 음악적 감성을 그대로 표현한 '피가로의 결혼 서곡'엔 새로운 예술의 지평을 열어가는 포은아트홀의 웅대한 꿈과 그림이 담겨 있었다.

지휘자 방성호가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1878년 작곡)'의 백미인 4악장을 시작한다. 차이콥스키가 한창 절정의 음악세계를 열며 작곡한 교향곡 4번은 힘과 에너지가 넘쳤다.

'4악장'은 새로운 교향곡의 시작이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차이콥스키의 역작인 교향곡 5번의 암시며 새로운 포은아트홀을 열어갈 웨스턴심포니의 각오처럼 들렸다.

지휘자 방성호의 지휘봉이 더욱 예리하게 빛나며 거대한 물결이 일렁였다. 그것은 지난 1년 간 용인시민이 보내준 성원에 대한 감사였으며 새로운 10년을 여는 첫 걸음이었다.

▲ 안희찬은 객석과 교감하며 쉼 없이 움직이는 그의 신들린 손가락과 마주했다. 미동도 없는 트럼펫 주자는 포은아트홀을 이내 서정으로 물들였다.

은빛으로 도색된 트럼펫을 들고 나오는 안희찬. 무대의 조명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트럼펫에 생명의 온기가 숨을 쉬자 특유의 밝고 경쾌한 음색이 뿜어져 나왔다.

트럼펫의 명곡 ‘Arutunian’을 연주하는 안희찬은 객석과 교감하며 쉼 없이 움직이는 신들린 손가락과 마주했다. 미동도 없는 트럼펫 주자는 포은아트홀을 이내 서정으로 물들였다.

새벽을 깨우는 코발트빛의 여운이 객석을 감돌았다. 서러움이 묻어나며 읊조림을 시작한다. 어머니의 모정처럼 포은아트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감싸는 안희찬.

다시 기병을 일깨우는 숨가쁜 채찍 소리가 들린다. 이순간 그는 10만 기마병을 지휘하는 징기스칸이 된다. 그의 당당함은 연주가 끝나는 순간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완벽한 무대였다. 만족하는 연주자. 관객은 그에게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 포은아트홀은 아름다웠다. 신선한 가을바람을 가르고 관객들이 하나 둘 포은아트홀에 모여들었다.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는 어느때보다 높았다.

하얗게 도색한 해금을 들고 박성희가 등장했다. 레이스로 주름잡힌 백색 원피스에 갈색 허리띠로 멋을 낸 그는 왼쪽 허리춤에 해금을 고정시키고 비장하게 현을 켰다.

국악과 클래식이 하나가 되면서 우리가락 특유의 흥겨움이 무대를 휘저었다. 격앙된 해금은 한없이 성내다가도 끝모를 슬픔에 오갈 곳을 모른다.

박성희는 활을 사선으로 내리 켜며 태고부터 내려왔던 우리민족의 한과 흥겨움, 비장한 해금의 애잔함 속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작은 몸짓 위대한 감성으로 표현했다.

지난 1993년 영화 '서편제(西便制)'로 스타덤에 오른 오정해가 한땀한땀 보라색 실로 엮은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우리곡 ‘배띄워라’를 구성지게 부른다.

탁한 것 같으면서도 맑게 번지는 판소리 가락에 중장년의 관객들이 환호했다. 다시 이어진 ‘장타령’에 신명은 끝모를 즐거움이 됐다. 세월이 더 할수록 깊어지는 그의 음색은 20년 전 마주했던 신들린 서편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이날 공연은 김학규 용인시장을 비롯 이우현 국회의원 등 각계각층 많은 사람들의 주목과 찬사를 받았으며 누구보다 용인시민의 가장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120분간의 공연은 다음 한해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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