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찌르는 농민들 신음소리, 농업이 죽으면 선진국 진입도 어려워”
“하늘 찌르는 농민들 신음소리, 농업이 죽으면 선진국 진입도 어려워”
  • 한성욱 선임기자
  • 승인 2017.05.1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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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정현찬 GMO반대전국행동 대표-3회

 

<2회에서 이어집니다.>

▲ 정현찬 GMO반대전국행동 대표

 

 

- 정의당과 농정개혁 협약을 하게 된 배경은.

▲ 심 대표가 우리가 만든 농업혁신안을 많이 가져갔다. 수십 년 동안 노동운동에 매진해 왔기 때문에 농업을 깊이 모른다. 농업을 살리지 않으면 한국농촌은 가망이 없다. 모든 농민과 시민단체들이 정권교체기인 지금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비장한 절박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선후보들은 농정과 관련 한마디 공약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심상정 대표를 만나 뜻을 전했다. 진보정당에서 농업정책이 없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다른 당도 그렇지만, 정의당 내에 농정을 입안할 농업전문가가 한 사람도 없다. 노동자와 농민을 대변하는 정당이 여태까지 한 일이 뭐냐, 그랬더니 강기갑 전 의원님을 올려 보내주세요 하는 거다. 강 전 의원은 고향에 내려가 10년 농사일로 정치를 떠났는데 농사철에 올라올 수 있겠나. 하지만 상황이 급하니 강 전의원을 불러 정의당에 ‘농사위원회’를 발족시켜 놓았는데 열심히 하고는 있다. 향후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과도 농정협력을 할 예정이다. 지난 정권은 농업을 말살했지만 새 정권이 들어서면 농업대혁신, 농업혁명을 해야 한다. 그때가 오고 있다.

 

 

- 정의당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나.

▲ 여야 정당들은 농업의 중요성을 너무 모른다. 농업은 단순히 농사만을 뜻하지 않는다. 생태와 친환경, 노동, 생명, 건강, 복지와도 연결되어 있다. 더 큰 문제는 GMO 농·식품과 방사능 오염 수산물 등 안전이 무시된 저급 농·축·수산물 수입급증으로 국민식생활이 위협받고 있다. 식량자급도 문제다. 특히 쌀값폭락으로 농민생계가 어렵다. 그럼에도 당국은 농지 감축을 추진하며 논에 타 작물재배를 유도해 쌀 생산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 친환경직불금도 뒤늦게 지급해 친환경농업생산마저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농정실정으로 빚어진 곡물자급률은 23%, 식량자급률은 50%에 불과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안보위기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남북한 교류와 경제협력 중단으로 통일대비 식량계획도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의당은 먼저 지속가능한 생태농업 전환을 약속했다. 친환경작물로 쌀을 지정하고 공공급식구매 의무화와 농민기본소득, 직불금제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여성농민소득과 지위보장, 농민참정, 교육·주거·의료지원, 청정해양과 어족자원조성, 농정권한지방이양도 쟁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친환경 정당으로 출발한 정의당의 선택은 시의적절하다.

 

 

- ‘국민행복농정연대’를 구성,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무엇을 요구하고 있나.

▲ 가톨릭농민회와 전국 60여 시민단체가 정의당과 공동 연대해 만든 것이다. 국민행복농정연대에서 식량주권 실현과 지속가능한 농어업 발전을 위해 정의당이 공약하고 법제화에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협약내용은 10가지다. 먼저 대통령 직속의 민·관·농정 협치기구인 ‘국민행복농정위원회’ 설치와 농업농촌 가치실현을 명시하는 헌법을 개정하는 일이다. 다음이 국민 ‘푸드플랜’ 수립을 통한 GMO완전표시제(Non-GMO표시허용)와 농가직불금 50% 확대다. 남북농업사업도 추진된다. 남북한 농업협력지구 지정과 함께 대북 쌀 지원도 필요하다. 또한 여성농육성과 청년취농직불제, 농촌물류시스템지원, 생태환경정책, 의료·보건·복지·교육지원, 협동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과 상호금융연합회 전환, 중앙농정의 지방분권적 자율농정체계 전환 등이다.

 

 

- 중앙집권적 농정을 탈피한 분권·지역화 요구가 대두되고 있다.

▲ 현재 중앙정부의 농·식품 행정부처 간 조정과 협력은 민관 협치가 어려운 구조다. 농업과 농촌문제는 매우 복합적 요소가 많기 때문에 농림식품부가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지자체 농정의 재정과 자율성도 취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중앙정부의 설계주의 농정과 행정통제, 지자체의 일방적이고 관료적 농정이 농민의 농정참여를 어렵게 한 원인이다. 관료들의 성과주의식 농정으로 농업이 경쟁력을 잃었다. 이 문제를 관료들이 해결하기는 어렵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농정의 주체는 농민이다. 정책기획과 시행, 평가, 환류 등 모든 과정을 농민과 상의하는 ‘민-관 협력(파트너십)’을 시스템화해야 한다. 또 농림식품부 등 관련기관의 전면적 쇄신과 중앙농정부서조정·획기적인 농정민관 이관을 통한 ‘지방농정국’ 운영이 시급하다. 농민자조 조직육성과 지원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농업회의소 등 범 농업계를 대표하는 공적대의기구도 마련되어야 한다.

 

 

- 몇 년마다 반복되는 조류독감으로 또 많은 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 가톨릭농민회가 그동안 자체적으로 유정란을 키워 왔는데,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조류독감이 발생한 적이 없었다. 닭들을 방사해서 키워 환경적 스트레스가 없기 때문이다. 닭 사육업자들은 닭들을 좁은 사육장에 가두고 속성으로 키워낸다. 동물학대도 아니고 완전히 축사 안에 가두어 스트레스를 준다. 한 마리 씩 공장에서 제품 찍어내듯 사육한다. 환경도 열악하다. 철새들이 독감을 옮긴다지만, 철새들은 면역성이 이미 강해진 상태다. 철새에서 옮기는 것이 아니다. 농림부에도 얘기했다. 동물학대 측면도 있지만, 제대로 된 넓은 공간에서 키워라. 소 구제역이나 모든 게 환경문제에서 비롯된다. 그러자 관료들은 예산타령부터 한다. 넓은 공간에서 키우려면 토지확보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측면에서 어렵다고 주장한다. 우리 어릴 때만해도 소, 닭, 키울 때 이런 일은 없었다. 지금은 대량으로 가둬서 키우기 때문에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 가톨릭농민회 소속이던 백남기 농민이 세상을 뜬 지 500일이 훌쩍 넘었다. 일선에서 이 사건을 지켜본 심경은.

▲ 2015년 농민시위에서 백남기 농민이 경찰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고 있다 사망한지 500여일이 넘었다. 너무 안타깝다. 해결되지 않은 500일, 유족들은 광화문광장에서 백남기투쟁본부와 함께 정부에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했다. 500일이 넘었지만 죽은 사람만 있고, 죽인 자에 대한 처벌은 없다. 책임진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특검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일 뿐이다. 현 정부는 공약한 쌀값정책도 죽였고 농정까지 죽였다. 농정공약은 모두 공언이었고 농민을 배신한 사기극이었다. 그 사이에 대기업을 옹호하는 정부는 GMO 농산물 대량수입의 길을 열어줬다. 쌀과 채소, 콩, 옥수수 등 국민 먹거리를 위협하는 유전자변형 식품에 국민건강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 끝으로 정부와 정치권에 전할 농정메시지가 있다면.

▲ 정치인들은 농민의 표심에 무관심하다. 표가 되는 곳에만 공약을 집중한다. 그래서 농업은 늘 소외됐고 그 사이에 농업과 국내종자 산업이 붕괴됐다. 현재 세계종자시장 주도권 싸움은 치열한데도 정부는 팔짱만 끼고 있다. 노력도 없고 단기성과에만 급급하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와 인력양성 등 연구인력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농산물만 지키려 하지 말고 종자시장을 굳건하게 지켜내야 한다. 물론 정부도 품종국산화를 위한 ‘골든씨드프로젝트’와 방사선육종연구센터, 유전자원정보관리시스템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향후 관주도의 정책도 좋지만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도 필요하다. 다행히 외국 채소종자업체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점차 감소추세에 있다. 지금부터라도 인력양성과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면 한국의 종자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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