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대는 도이관에서 난다”
“화살대는 도이관에서 난다”
  • 허철희 기자
  • 승인 2017.02.0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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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철희의 자연에 살어리랏다> 이대

벼과 이대속의 이대(Pseudosasa japonica (Siebold & Zucc. ex Steud.) Makino ex Nakai)는 한반도 중부 이남의 산이나 들, 바닷가에 자라며, 중국, 대만, 일본에도 분포한다. 부안의 경우 전역에 걸쳐 자라며, 모항이나 격포 죽막동 등지의 변산마실길을 따라 걷다보면 아주 운치 넘치는 이대 숲길과 만나기도 한다.

이대를 부안에서는 시누대 또는 화살대라 부른다. 간혹 신이대로 표기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신이대는 이대와 확연하게 다른 종이다. 신이대는 함경북도 화대군, 명천군, 칠보산 등지의 산기슭에 군락을 이루고 자라는 특산종으로 학명은 Sasa coreana Nakai이며, 벼과 조릿대속에 속한다. 또한 이대가 키 2~5m에 지름 1.5㎝ 정도로 자라는 반면, 신이대는 키 30~80cm에 지름 3~8mm로서 이대에 비하면 키도 훨씬 작고. 굵기도 훨씬 가늘다.

이대는 가늘고 곧게 자라며, 위아래 굵기가 비슷하고 마디가 튀어나오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은 예전에 전투용 화살대를 만드는데 최적의 재료였다. 그러나 북방민족의 충돌이 끊이지 않아 화살 공급이 절실한 함경도, 평안도 등지는 정작 이대가 나지 않고, 중부 이남에 자라는 관계로 나라에서는 화살대 공급에 관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했다. 화살대가 나는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등지에서 조달하는 방안, 더 나아가 화살대가 나는 지역을 나라에서 특별히 관리한다는 방안이다.

 

 

옛 문헌에 이에 관한 여러 기록들이 보인다. 『세종실록』 세종 15년(1433) 6월 17일, 병조에서 아뢰기를, “평안도와 함길도 연변 각 고을 인민의 전술 연습에 쓸 화살대[箭竹]를, 함길도는 강원도에서 1만 개, 경상도에서 2만 개, 평안도는 충청도에서 1만 개, 전라도에서 2만 개씩 해마다 실어 보내게 하소서.”

또, 문종 즉위년(1450) 10월 10일, 강원도 관찰사 이사원(李師元)이 상서(上書)하기를, “전죽(箭竹)은 적(敵)을 방어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준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는 각포(各浦)에 배가 정박(碇泊)하는 근처에 모두 심어서 키우도록 하였으니, 그 법이 훌륭하다고 하겠습니다...(하략)”

부안의 격포리 죽막동이 바로 이러한 여건에 부합하는 곳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부안현의 토산(土産)조에 “화살대(箭竹):도이관(都邇串)과 모든 섬에서 난다.”고 기록되어 있다. 도이관은 ‘도이곶이’로 지금의 죽막동 마을 위 수성당 등성이의 땅이름이다.

 


이곳은 격포항에서 북쪽으로 해안을 따라 약 2km 지점에 위치한 마을로 우리말 땅이름은 대막골이다. 마을을 빙 둘러있는 해안이 적벽강이며, 적벽강 절벽 위에는 수성당, 죽막동제사유적지가 있고, 천연기념물 제123호 후박나무군락지가 있다. 지금도 이 일대에는 이대가 무성한 숲을 이루며 방풍림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이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다, 배가 쉽게 닿을 수 있는 이곳의 대밭을 나라에서 직접 관리했으며, 대를 베어 저장하는 죽막(竹幕)이 있어 마을 이름이 죽막동(竹幕洞, 대막골)이다.

이대는 화살대 외에도 이래저래 쓰임이 많은 나무다. 담뱃대, 붓대, 낚싯대, 바구니 등 죽세공 재료로 쓰였으며, 산울타리나 바람이 센 바닷가에서는 방풍림으로 조성되었다. 그런가 하면 어린 댓잎은 덕어서 차로 마시고, 한방에서는 댓잎을 죽엽(竹葉), 줄기 속껍질을 죽여(竹茹), 뿌리를 죽근(竹根)이라 하여 중풍, 각혈,파상풍, 화병, 기관지염, 혓바늘 선 데, 신경통, 치질, 생리불순, 당뇨 등에 약재로 쓴다.

<‘부안21’ 발행인. 환경생태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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