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미술관, '색, 미술관에 놀러오다'展...빛, 색, 느낌 체험

고양문화재단(대표이사 안태경)은 오는 27일부터 6월 29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색, 미술관에 놀러오다> 전시를 진행한다.

색은 사람들이 ‘색이다’ 라고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공기나 햇빛처럼 자연스럽게 우리 생활 곳곳에 밀착해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의 눈으로 들어와 느낌을 전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색’에 대한 모든 것을 탐구하고 느낄 수 있는 기회다. <편집자주>

▲ 이현진, encountering two times, 가변크기, 2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인스톨레이션, 스테레오 사운드, 2012

사람들이 저절로 터득하고 이해하는 직관적인 시각 예술의 기본 요소인 색은 빨간색 소방차, 검은색 상복, 하얀색 웨딩드레스와 같이 사회적인 약속이자 기호의 역할을 한다. 화려한 색감의 의상처럼 때로는 자신의 감정과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돼주기도 한다.

이같은 색의 중요성 때문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배우는 미술 교과서에서는 색을 비중 있는 조형요소로 다루며 체계적으로 학습시키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색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색채 교육에 대한 교과과정에 따라 ‘빛과 색의 관계’, ‘색의 요소’, ‘색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 등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하였다.

▲ 이지숙, Gem Series, 합성수지 점토, 압출발포 폴리스티렌 폼, 폴리우레탄 폼,2010-2011(installation view)

▲ 김형관, untitled_11, 122x132cm, 캔버스에 테이프, 2013

먼저, 첫 번째 섹션인 빛(Light)에서는 색을 보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인 빛을 다루는 작가안종연, 신성환, 이지숙, 박현주의 작품을 소개한다.

두 번째 섹션인 색(Color)은 색의 3요소인 명도, 채도, 색상 등과 색의 성질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색을 보다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무채색방과 유채색방으로 분리해 꾸며졌다. 이승조, 설박, 오유경, 고낙범, 배동기, 김형관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섹션은 느낌(Atmosphere)이며, 색의 느낌, 연상, 상징 등 다양한 색채 현상을 전달하는 이경, 신수진, 이현진 작가의 작품을 통해 마음을 움직이는 색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전시는 상시 교육 프로그램(나만의 칼라노트 만들기, 색띠 작품 참여하기), 주말 교육 프로그램(예술 치료 전문가와 함께하는 색채 놀이)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으로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색이란 무엇이고, 색에서 어떤 것을 느낄 수 있는지를 친절히 알려주는 <색, 미술관에 놀러오다> 전시에서는 색, 그 자체가 주는 놀라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신수진, Forest Sharing 공유하는 숲, 가변설치, mixed media, 2014

전시 구성

1섹션 - 빛 Light
색은 곧 빛이다. 빛을 발하는 광원과 반사하는 대상이 있을 때 우리는 색을 인지할 수 있다. 모든 물체는 일정한 파장의 빛을 반사하고 나머지는 빛을 흡수하게 되는데 이러한 파장 비율의 차이에 따라서 사람의 눈에 색이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색을 보기위한 기본적인 요소인 빛을 다루는 작가를 첫 번째 섹션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안종연 작가에게 있어 빛은 생명과도 같으며 빛을 활용한 그녀의 작품은 우리가 몽롱한 영혼의 세계를 마주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작가의 작품 만화경은 “빛점”에서 시작된다. 무한히 확장되는 빛을 근원으로 작가는 우리에게 삶의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신성환 작가의 “빛으로 세상을 그리다”라는 작품은 실제로 관람객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관람객은 LED 펜을 이용하여 빛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렇게 그려진 본인의 작품이 바로 모니터에 나타나게 된다. 현재까지 오천명이 넘는 관객이 이 작품에 참여하였으며, 관객이 빛의 궤적을 인식하는 사진촬영 기술의 원리를 이해하며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이미지와 종이와 물감이 아닌 빛을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 두 명의 작가가 실제의 빛을 작품에 응용하였다면, 이지숙 작가와 박현주 작가는 빛을 조각과 회화로 표현하고 있다. 이지숙 작가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젬(Gem) 시리즈는 바로 보석 안에서의 빛의 움직임을 시각화하였다. 작가의 상상에서 시작된 빛의 자취를 조각으로 보며 우리가 항상 보는 물체는 어떠한 경로를 통해 우리의 눈에 들어왔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박현주 작가의 작품에는 언제나 금박이 보인다. 일본 유학시절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 1387-1455)의 작품을 모사하면서 금박에 매료된 작가는 영원하고 절대적인 것, 성스러운 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금박을 자신의 작품에 등장시킨다. 그녀에게 있어 금박은 곧 빛이며, 회화의 공간은 빛의 현상을 포착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이다.

참여작가 : 안종연, 신성환, 이지숙, 박현주

안종연 - 빛의 향연
신성환 - 빛으로 세상을 그리다

이지숙 - Gem 시리즈
박현주 - untitled#1

2섹션 - 색 Color
빛을 통해 우리의 눈에 들어온 색은 색채를 느낄 수 없는 무채색과 느낄 수 있는 유채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색은 명도, 채도, 색상의 요소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펼쳐진다. 두 번째 섹션은 색의 3요소와 색의 성질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며, 색의 구분을 명확히 보여주기 위하여 무채색방과 유채색 방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무채색 방에는 이승조, 오유경, 설박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승조 작가는 1950년대 중반 한국화단에 나타난 추상표현주의에 반(反)하여 조형질서로의 회귀를 지향하였던 오리진(Origin)그룹의 창립멤버로 참여하였다. 초기 그는 색의 대비가 뚜렷한 원통형의 이미지를 보여주었으나, 이후 한국 화단을 이끌었던 백색 단색화에 대비되는 블랙 모노크롬 회화를 추구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흰색과 검정색으로 투영된 아름다운 환영이 드러나는 대작을 만나볼 수 있다. 설박 작가는 우리나라의 수묵화를 현대화한 작가이다. 흰색 한지에 먹과 콜라주를 이용하여 우리의 강산을 단순화하여 표현하였으며,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의 단아한 마음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 두 작가가 한국의 색을 표현했다면, 오유경 작가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을 작품의 재료로 활용하여 관심을 두지 않던 사물을 새롭게 보게 한다. 실제로 오랜 시간 퇴적물이 쌓여 산이 만들어지듯 4만여 개의 종이컵을 하나하나 쌓아 올려 산을 만들었다. 작가는 관람객이 흰 산 속을 거닐며 깨끗한 마음과 마주하고 지친 일상에서 잠시나마 치유 받기를 원한다.
두 번째 섹션의 유채색 방에는 다양한 색을 만나볼 수 있다. 고낙범 작가는 색채 연구를 통해 작품을 만드는 작가로, 그는 명화에서 색을 추출하고 이를 색띠(color bar)로 환원 시켰다. 서양의 명화에서 시작된 그의 색채 연구는 우리나라의 고유색인 오방색으로 연결되었으며, 다섯 가지의 색으로 만들어진 초상화 중 세 점(청·적·황)의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배동기 작가는 색채를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연구를 하는 작가이다. 그는 배색 대비, 명도 대비, 채도 대비로 이루어진 작품을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 중이며 이를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였다. 김형관 작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테이프로 작업을 한다. 작가는 테이프가 가지고 있는 색깔과 성질이 우리가 소비하는 상품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보았다. 따라서 우리가 소비하고 생활하는 도시를 테이프를 통해 다시금 재해석 하고 있다.

참여작가 : 이승조, 설박, 오유경, 고낙범, 배동기, 김형관

이승조 - Nucleus
오유경 - Created mountain

설박 - 어떤풍경
고낙범 - 노랑

배동기 - concealment-39
김형관 - untitled#11

3섹션 - 느낌 Atmosphere
색채는 우리가 생각는 것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 1878년 에드윈 베비트(Edwin D. Babbit, 1828-1905)의 <빛과 색의 원리>라는 책을 통해 세계적인 색채 치료 기술의 변혁이 있은 이후, 지금까지 색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마지막 섹션은 바로 우리가 색을 어떻게 느끼고 경험하고 있는가에 대한 공간이다.
먼저 이경 작가는 작가가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형용사로 떠올리고, 그 형용사에 맞는 색을 찾아가는 작업을 한다. 그에 딱 맞는 색을 찾아가기 위하여 작가는 수백 번 색을 섞고 이를 기록으로 남긴다. 한 가지 느낌을 며칠, 몇 주씩 되새기며 탄생시킨 하나의 색으로 덮힌 작품을 보며 우리 역시 그 감정을 되뇌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신수진 작가는 ‘색결’을 표현하고자 한다. 자연에서 보이는 결과 색은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 없다. 똑같은 모양과 색이 존재하지 않는 자연의 이미지를 작품을 통해 환기시키고자 하였으며, 관람객들로 하여금 자연에서 느끼는 감정과 기억을 다시 불러일으키게 한다. 또한 관람객의 참여로 봄에 꽃이 피고 푸르른 여름을 지나 가을에 단풍이 물들듯 그녀의 전시장 또한 서서히 물들어가게 될 것이다. 전시의 마지막 방은 이현진 작가의 마주친 두 시간이라는 미디어 작품이다. 한 쪽에서는 해가 떠오르고 다른 한 쪽에서는 해가 지는 광경이 동시적으로 펼쳐지며 마주하고 있다. 생성과 소멸을 한 자리에서 보며, 자연과 조우하는 그 순간 우리는 큰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우리가 매일 보는 색이 가장 황홀하게 펼쳐지는 그 곳, 그 시간이 바로 바다에서 바라본 해돋이와 노을의 모습일 것이다.

참여작가 : 이경, 신수진, 이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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