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2세 폭행 후속 보도 요청 쇄도”
“재벌가 2세 폭행 후속 보도 요청 쇄도”
  • 미디어오늘 최훈길 기자
  • 승인 2010.11.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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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BC 2580 김재용 기자 “숨겨진 한국 자본과 노동 현실이 일부 드러난 것”

최태원 SK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철원(41) M&M 전 대표가 50대 운수 노동자를 구타한 뒤 '매 값'으로 2천만 원을 준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재벌가 2세가 야구 방망이로 시퍼런 멍이 들 정도로 노동자를 구타를 한 것도 충격적이지만, 노동자가 제기한 고용상의 문제를 폭력으로 풀려고 했다는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이를 보도한 MBC <시사매거진 2590> 김재용 기자는 29일 미디어오늘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자본과 노동 현실에 있어서 숨겨져 있는 부분이 일부이지만 드러난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문제, 인권의 문제”라고 이번 파문을 촌평했다.

‘믿기지 않는 구타사건 방망이 한 대에 100만 원’라는 프로그램 제목처럼, 애초 김 기자도 “제보가 믿기지가 않았다. 솔직히 뻥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로 이번 파문은 충격적이었다.

  
 ▲김재용 MBC 기자. ⓒMBC 시사매거진 2580 

그럼에도 김 기자는 폭행 피해자인 유홍준씨, 화물연대 관계자, M&M 관계자, 최철원 전 사장 등을 점차 확인 취재를 할수록 충격적 제보가 사실임을 확신했다고 한다. 임직원과 유홍준씨와의 통화 녹취록결정적 증거의 단초가 됐다.

또 김 기자는 지난 주에는 최 전 사장과 임직원들의 집 앞에서 새벽부터 기다리며 방송 직전까지 사실 확인 노력을 계속했다. 결국 그동안 아무 반응이 없다 방송을 하루 앞둔 지난 주 토요일 M&M 임직원이 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왔고 폭행 사실을 시인하게 됐다. 결국 다음 날 적나라한 실상이 방송에서 드러났다. 3주 간 '고군분투'하며 진실을 찾으려는 김 기자의 성과물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김 기자는 방송이 나간 뒤 “시청자들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아 퇴근을 못할 지경이었다. 어두운 노동 현실에 대해 후속 보도를 해달라는 전화가 엄청나게 왔다”며 후속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 전문이다.

- 방송 후 반응은?
“어제 시청자들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아 퇴근을 못할 지경이었다. 어두운 노동 현실에 대해 후속 보도를 해달라는 전화가 엄청나게 왔다.”

  
 ▲ 야구 방망이로 폭행을 당한 유홍준씨. ⓒMBC 시사매거진 2580 

  
 ▲ ⓒMBC 시사매거진 2580 

- 폭행 제보를 듣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3주 전에 김칠준 변호사가 제보를 했는데, 믿기지가 않았다. 솔직히 뻥이 아닐까 생각했다. 우선 유홍준씨로부터 얘기 일체를 다 들었다. 그리고 나서 최철원씨에 대한 사전 조사부터 했다. 동료 화물 기사들도 만나보고 화물연대측 얘기도 들어보면서 주변 취재를 했다. 그리고 나서 M&M 상대로 취재를 지난 주에 최종적으로 했다.”

- 믿을 수 없었던 폭행이 사실이라는 것을 언제 확신했나.
“유홍준씨가 M&M 임직원들과 통화한 내용을 녹취한 것이 있어, 그 내용을 들어보고 사실과 부합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 이 보도가 한 사람을
매장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유씨와 독대를 여러 번 하며 진실인지 수 차례 묻기도 했다.”

- 취재 과정에서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M&M측에서 안 만나주는 게 힘들었다. M&M측이 유홍준씨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했는데, 그
소장에 나온 집 앞에 가서 꼭두새벽부터 사장을 만나기 위해 계속 기다렸다. 지난주 며칠 동안 새벽 5시부터 사장과 임원들 집 앞에서 가서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지난 주 목요일에 연락을 했지만, 계속 응답이 없었다. 사태를 위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쪽에 '답변을 안 해도 확인이 됐기 때문에 보도할 수밖에 없고 방송 시점은 일요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다 지난 주 토요일에 그쪽 임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것이다.”

  
 ▲ 지난 토요일 MBC 시사매거진 2580에 전화를 걸어온 M&M 임직원. ⓒMBC 시사매거진 2580 

- M&M 측으로부터 연락이 없다 갑자기 지난 토요일 임직원이 연락을 하게 된 것인가.
“임원이 전화를 걸어 와 유씨를 때린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해 놓고 얘기를 시작했다. ‘기자가 다 알고 왔구나. 마지막 확인 차원에서 온 거구나. 언제까지 뺄 수 없구나’라고 직감했을 것이라고 본다.”

- 최철원 전 사장과는 지금까지 연락이 없나.
“예상대로 없다.”

- 최철원 전 사장이 노동자를 폭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나.
“그것은 알 수가 없다. 궁금증을 갖고 있을 뿐이다.”

- 화물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의 어려움에 대해 확인을 한 다른 것이 있다면?
“확인을 못했다. 이번에는 최철원 사장의 폭행만 사실 확인을 했다. 마지막까지 회사 관계자를 따라 다니며 팩트 확인을 하려고 노력했다.”

- 방송하는데 MBC 내부적인 어려움은 없었나. 
“내부적인 어려움은 없었다.
사내에서 이번 방송을 하지 말자는 얘기는 없었다. 처음부터 방송을 하자는 분위기였다. 다만, 유홍준씨 사건 외에 최근 벌어진 현대차 파업도 묶어서 생각했는데 심플하게 하자고 해서 파본 것이다.”

- 취재를 하면서 외부적인 압박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 최철원 전 사장. ⓒMBC 시사매거진 2580 

- 취재하면서 어떤 점을 제일 많이 느꼈나.
“우리나라 자본과 노동 현실에 있어서 숨겨져 있는 부분이 일부이지만 드러난 게 아닐까 생각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문제, 인권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타인과 타인 관계에 있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있어서의 잘못된 판단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 이번 폭행 사건이 노동자들에 대한 국내 재벌의 인식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보나.
“돈 많은 사람들 모두가 도식적으로 이런 노동자 하대 의식이 있다고 미뤄 짐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부에서 그런 의식이 투영화 되고 그런 부분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 향후 후속은?
“사태를 봐야겠다. 속보 해달라는 얘기에 고민 중이다. 서울
경찰청에서 직접 수사를 한다고 하니 신속하게 수사가 돼 잘 끝났으면 좋겠다. 그러면 명확한 진실이 나오지 않겠나.”

* 이 기사는 본사와 '미디어오늘'의 기사제휴에 따른 사항에 준해 게재하고 있으며 기사를 포함한 사진의 저작권은 '미디어오늘'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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