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어제(28)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소환요구를 받은 날이었다. 그러나 이재명은 출두를 하지 않는 대신 광주 전남 민생 탐방을 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연일 독설을 쏟아냈다. 국민들의 귀에 얼마나 와 닿을 지는 알 수 없다. 야당 파괴,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하지만 조금 공허하게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성남FC 사건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사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번 출석 요구, 소환 불응이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른바 이재명 리스크 탓이다. 대표가 그런 상황이어서 민주당도 함께 망가지고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다. 일단 이재명을 감싸는 모습이지만 끝까지 그러기도 어려울 게다. 언젠가는 손절해야 할 상황이 올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이재명의 판단에만 맡겨야 할까. 이재명 스스로는 물러날 사람이 아니어서 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마침내 이재명의 탈당 얘기까지 나왔다. 당을 떠라는 뜻이다.

물론 친명계의 주장은 아니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이 일성을 쏘아댔다. 이의원은 28일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 관련 사법 리스크가 고조되는 것과 관련해 “총선을 앞두고 (과거엔) 대통령에 대해서도 탈당 요구가 있었다”며 “윤석열 정부가 저렇게 못하는데도 민주당 지지도가 국민의힘을 쫓아가지 못한다면, 그리고 그 원인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라고 판단이 선다면, 검찰이 아무런 증거도 들이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런(탈당) 요구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당내 분위기에 대해선 “아직까지는 검찰이 정확한 물증과 증거를 들이대지 못하고 있으니 임계점까지는 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도저히 희망이 없다고 하는 지점까지 됐을 때 이제 끓어오르기 시작하지 않겠나. 그때 되면 아마 전혀 다른 국면이 민주당 내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근 이 의원 등 비명계 의원 30여 명은 당내 ‘반성과 혁신’ 토론회를 내년 초부터 ‘민주당의 길’로 이름을 변경하고 규모를 더 키우기로 한 상태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검찰 행태와 관련해 알릴 건 알리고 그중 잘못된 것이 있으면 사과할 필요가 있다”며 “검찰이 정치권을 끊임없이 정치 보복으로 몰고 가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현재 민주당 상황을 “방 안의 코끼리”라며 “모든 사람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호남 지역 민생 행보를 이어간 이 대표는 이날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검찰독재 야당탄압 규탄연설회’를 열고 “이재명을 죽인다고 그들(윤석열 정부)의 무능, 무책임함이 가려지겠느냐”며 “이재명이 죽으면 끝이냐. 또 다른 이재명이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 함께 싸워야 한다”고 했다. 당 최대 텃밭을 찾아 지지층 결집을 호소한 것. 이 대표 측은 내년 1월 둘째 주 검찰에 출석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의 맷집이 세다고 보아야 할까. 사실 이재명이 대표직을 내려 놓으면 될 일인데.
#오풍연칼럼

키워드
#오풍연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