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대통령 라디오 연설 비판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18일 이명박 대통령의 제15차 라디오연설에 대한 논평에서 “제대로 된 정부라면 경제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일자리를 지키는 노력을 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재벌 프렌들리라는 좁은 틀에 박혀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자고 역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노동유연성 확보가 한시도 늦출 수 없는 과제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쉽게 얘기해서 아무 때고 노동자들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는 권리를 자본가 쪽에 서둘러 마련해주자는 뜻이다. 그래야만 우리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에서 노동 유연성이 가장 높은 국가라는 사실, 그리하여 비정규직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라는 사실을 이명박 대통령이 모르고 있다는 말인가”라며 “해고의 자유를 키우는 것은 우리 경제를 진흙탕 속으로 더욱 깊숙이 몰아넣는 일이다. 해고가 자유로우면 내수가 위축될 것이고 내수가 위축되면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이명박 대통령. ⓒ사진출처-청와대 
 
우 대변인은 청와대가 미국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노변정담(fire-side chat)’에 착안해 라디오연설을 하면서 정책의 실질적인 내용은 정반대를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루스벨트 뉴딜의 핵심 내용은 대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수를 살리자는 데 있었다.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일자리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는 뉴딜 정부와는 거꾸로 위기 상황에서 해고를 더 자유롭게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구조조정’이라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을 잘라내자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노동유연성 확대는 결국 부유층인 재벌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늘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은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조여매자는 다짐이었다. 외신도 놀랄 정도로 경기회복의 조기여명이 보인다고 자만해선 안 되고,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위한 국가적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냉엄한 현실을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조 대변인은 “우리 사회의 비대해진 곳곳의 군살을 빼어 유연한 개혁을 이뤄낸다면,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선진 일류국가의 도약은 그만큼 빨라질 것”이라며 “치밀한 계획과 공정한 점검과 솔직한 평가가 병행된다면 머지않아 선진화의 공고화라는 큰 희망이 만들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라디오연설을 통해 “지금이 구조조정과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 구조조정과 함께 공공부문의 효율성도 크게 높여야 한다”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는 이미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만,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우리의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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