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큰 퇴직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퇴직금"
  • 승인 2007.08.1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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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정부산하기관 감사 보고서 4

일반 사기업에서도 발생하기 힘든 일들이 정부 산하기관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달 감사원이 발표한 <정부산하기관 경영혁신 추진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상당수 산하기관의 도덕 불감증이 위험수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예산 집행, 조직·인력 관리를 비롯 계약관리 및 복리후생 등 거의 전 부문에 걸쳐 115건의 위법, 부당 사례가 지적됐다.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일삼는가 하면 고위 간부를 통한 인사 청탁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비자금을 조성해 노조 집행부 등에 향응을 제공하고 개인용도로도 사용한 상식 밖의 일도 발견됐다. 감사원의 정부산하기관 감사 결과들을 매주 연재한다.

 


정부 산하기관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 조직 및 인력 운영에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적발됐다.
일부 기관에선 업무량이나 비용편익 분석 등 합리적 기준 없이 국내외 지사를 운영하거나 경영실적이 부진한 자회사를 계속 운영하고 있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87개 정부산하기관 중 11개 기관에서 해외에 지사 등을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48개 기관은 국내에 지사 등을 설립, 운용 중이다.

정원 중 절반이상 `책임자`

감사원은 먼저 직급별 정원을 정하지 않고 총 정원만 정해 상위직을 과다하게 운용하는 기관에게 경고카드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1990년 2월 설립될 당시 책임급 임원이 28명으로 총인원(205명)의 13.7%에 불과했으나 2005년말에는 208명으로 총인원(356명)의 58.4%로 증가했다. 감사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에게 상위직이 지나치게 과다 운용되지 않도록 직급별 정원을 정해 운용하라고 권고했다. 기관성격을 고려하더라도 유형이 비슷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및 한국전자통신과도 현격한 차이가 난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한편에선, 인력 구조조정 작업의 후속 조치에서 부적정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증권예탁결제원(이하 결제원)은 2005년 2월 인건비 절감과 인력구조 개선, 조직의 경량화 등 경영효율을 목적으로 직원 67명을 희망퇴직시켰다.
그러나 결제원은 희망퇴직 시행과정에서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희망퇴직자 특별퇴직금 지급규정`을 새로 만들어 기존 규정에 따른 특별퇴직금 지급 기준금액 48억7천만원보다 147억4천5백만원이 많은 196억1천5백만원을 희망퇴직금으로 지급했다.
여기에 결제원은 정원축소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과장급 이상 인원은 구조조정 이후 1년여 사이 28명(26.4%)이나 증가했다. 과장급의 경우 구조조정 이전보다 오히려 증가해 연수, 파견 등 정원 외 인력(6명)을 제외하고도 6명이나 정원을 넘어섰다.
감사원은 증권예탁결제원 사장에게 인력 구조조정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원을 축소 조정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조정하라고 통보했다.

지사 과다 운용 `만성 적자`

한국수출보험공사 등 일부 기관은 불필요한 국내외 지사 설립으로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수출보험공사는 국외지사를 설립할 필요가 없거나 국외 주재원만으로 충분히 업무량을 감당할 수 있는 지역에도 국외 사무소를 설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5년 폐쇄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외주재원에 비해 업무량이 유사하거나 적은 영국 런던에 국외주재원 배치를 추진한 것이 주요 사례로 열거됐다. 이 외에도 필요성이 적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직원 사기 진작 명목으로 동구권, 미국, 인도 등 국외지사 신설을 노조와 합의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국외지사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닌데도 국외지사를 설립할 경우 국외주재원보다 약 3.24배나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감사원은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에게 업무량과 성과 등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한 뒤 권역별로 국외지사를 통폐합하거나 국외지사를 파견하는 등 재조정하라고 통보했다.
한국방송공사도 뉴욕, 파리, 베이징에 해외지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 ▲국내 광고 산업 글로벌화 지원업무 ▲국내 기업 및 지자체 해외마케팅 지원업무 ▲방송문화산업 해외진출 지원업무는 공사의 설립목적사업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실제로 위에 열거한 업무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수행 실적이 한 건도 없거나 5건 이내의 자료만을 제공하는데 그쳤다. 감사원은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에게 해외지사를 폐지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대한지적공사는 국내지사수를 과다하게 운영해 만성적인 적자를 내고 있는 6개 지역본부의 지사 수를 적정 수준으로 축소하라고 통보받았다.

멈추지 않는 인사청탁

정부 산하기관 채용에 있어 `인사청탁` 비리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의 지적 사항에 따르면 일부 산하기관은 외부 청탁을 받고 직원을 특별 채용하거나 일반직을 신규채용하면서 계약직 등 내부직원에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가점을 주는 등 부적절하게 처리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 이 같은 사례들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공사는 2003년 1월 1일부터 2005년 12월31일 사이에 전형채용 52명, 공개경쟁채용 168명 등 모두 220명을 신규채용했다.
공사 규정에 따르면 직원의 신규 채용은 공개경쟁고시에 의함을 원칙으로 하되 법령 및 정부 지시에 따를 때, 보직예정 직무에 상응한 특수자격을 가진 자를 채용할 때, 긴급충원이 필요한 때 등에만 전형 채용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인사청탁을 받고 전형채용을 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된 사항이었다.
그러나 공사는 연 1회 공개경쟁으로 신규직원을 채용하면서도 이와는 별도로 전심 사장 및 처장, 지사장 등 간부들이 지인들로부터 자녀 등을 직원으로 채용해 달라는 인사청탁을 받고 해당하는 사람의 이력서 등을 인사노무팀장이나 행정관리처장에게 전달했다.
그러면 인사노무팀장이 사장에게 별도 보고해 사실상 채용을 결정한 후 본사 인사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거쳐 채용하는 등 2003년 2월 16일부터 2005년 8월 20일 사이에 모두 16명을 부당하게 신규직원으로 채용했다.
다음은 주요 사례들이다.

■ 공채 낙방생, 인사청탁으로 임용
충북지역본부 점검팀 6급 ○○○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회에 걸쳐 공사의 공개경쟁고시에 응시했으나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했고 2004년에는 연령 제한으로 공개채용기준에도 미달했다. 그런데도 전 기획조정처장 A씨(2004년 퇴직)가 ○○○의 아버지로부터 인사청탁을 받고 인사노무팀장에게 부탁해 2004년 2월 1일 신규직원으로 임용됐다.


■ 사적 모임 통해 신규직원 채용
전북지역본부 익산지사 총괄팀 7급 △△△는 당시 지사장 B씨가 사적 모임에서 알고 지내던 △△△의 어머니로부터 인사청탁을 받고 인사노무팀장에게 부탁해 2004년 8월 20일 신규직원으로 채용했다.

감사원은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에게 신규채용업무를 부당처리한 행정관리처 인사노무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징계하고 징계시효가 지난 관련자 3명에게는 주의를 촉구하라고 조치했다.
공개경쟁채용시험 운영을 부적정하게 실시한 기관도 있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해마다 일반직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을 시행해 직원을 채용했다. 하지만 응시 대상자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부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이에 따르면 공단은 업무직(기능직)으로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일반직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 응시할 경우 만점의 15% 범위 내에서 가점을 주는 것으로 1989년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실제 적용 기준을 마련하면서는 근무기간이 1년 이상인 업무직과 계약직을 모두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1년 이상 재직 중인 업무직 직원이 공채에 응시한 경우 필기시험 만점의 최소 5%에서 최대 15%를 가산하고, 1년 이상 재직 중인 계약직 지원에게는 근속기간에 따라 최소 3%에서 최대 7%를 가산했다.
그 결과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업무직 2명, 계약직 4명 등 모두 6명의 내부직원 응시자가 가점을 받아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또한 2004년 공채를 실시하면서는 어학 성적을 응시자격 요건에 명시하고서도 내부 직원 응시자에게는 이를 적용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이중의 특혜를 부여했다.
감사원은 공단에 앞으로 내부 직원에게 필기시험 가점을 부여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어학성적 취득요건을 적용하지 않는 등 특혜를 주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주의를 줬다. 다음호 계속 오진석 기자 ojs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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