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공, 석탄 생산할 때마다 손실 발생"
"석공, 석탄 생산할 때마다 손실 발생"
  • 승인 2007.07.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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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감사원, 정부산하기관 감사 보고서 2

일반 사기업에서도 발생하기 힘든 일들이 정부 산하기관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달 감사원이 발표한 <정부산하기관 경영혁신 추진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상당수 산하기관의 도덕 불감증이 위험수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예산 집행, 조직·인력 관리를 비롯 계약관리 및 복리후생 등 거의 전 부문에 걸쳐 115건의 위법, 부당 사례가 지적됐다.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일삼는가 하면 고위 간부를 통한 인사 청탁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비자금을 조성해 노조 집행부 등에 향응을 제공하고 개인용도로도 사용한 상식 밖의 일도 발견됐다. 감사원의 정부산하기관 감사 결과들을 매주 연재한다.


가장 먼저 감사의 도마위에 오른 것은 정부 산하기관의  주기능과 주업무에 관한 것이었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 "정부 산하기관의 존립 필요성을 재평가하고, 정부 산하기관에서 민간이 수행하고 있는 사업에 참여하거나 다른 정부산하기관과 업무는 중복되지 않는다 점검했다"면서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가 핵심 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감사 결과 산업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ISO사업 뛰어든 가스공사

산업자원부는 경영혁신 5개년 계획에 따라 구조조정을 했음에도 적자가 늘어나는 대한석탄공사(이하 석공)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석공은 경영혁신 5개년 계획에 따라 정원을 1,729명 감축하는 등 수치상으로는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했지만 석공에서 운영하는 탄광은 민간 탄광에 비해 여전히 구조적인 문제점이 많았다.
이에 따라 경영효율성 평가 지표인 `1작업 교대당 1인당 작업량`이 현저히 낮았고 그 격차는 경영혁신 이전보다 더 벌어졌다. 시설비와 인건비 등 비용이 민영탄광에 비해 많이 발생해 2005년의 경우 1톤의 석탄을 생산할 때마다 6만2천여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석공의 생산구조는 생산을 하면 할수록 손해가 발생하도록 돼 있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자부는 비효율적인 광업소를 폐광하거나 석공의 민영화, 청산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통상적인 경영효율 계획만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산자부에 대해 석공의 탄광 중 채산성이 낮은 탄광을 폐광하는 등 구조조정을 철저히 이행한 뒤 공사를 민영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산자부 산하 한국디자인진흥원도 산하기관 지위를 이용해 공공기관 발주 사업을 수의계약한 후 그대로 하도급하고 있다는 이유로 주의 요구를 받았다. 이에 따르면 지방자치 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공개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하는 사업을 진흥원에서 수의계약을 통해 수주한 후 이를 다시 산업디자인 전문 민간회사에 하도급해 계약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직접 수행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공공기관과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민간회사에 하도급하는 일이 없도록 엄중하게 주의를 촉구하기 바란다고 산자부에 요구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민간영역 사업인 ISO 인증사업에 참여해 적자를 발생시킨 게 지적됐다. 정부산하기관에서 민간 부문이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부적정하다는 게 감사원의 입장이다. 이에 따르면 ISO 인증사업분야에서 누적된 적자는 11억8천7백여만원이다. 감사원은 ISO 인증 사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폐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공사 사장에게 통보했다.

수도권 교통방송 `중복`

한편 정부 부처간 사업을 중복 추진한 사례도 적발됐다.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는 한국정보사회진흥원과 한국문화 콘텐츠 진흥원으로 하여금 디지털콘텐츠 식별체계 개발을 중복수행해 예산 낭비 및 업계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디지털콘텐츠 식별체계는 개개인을 구별할 수 있는 고유한 식별자인 `주민등록번호`나 상품을 식별할 수 있는 `바코드`처럼 디지털콘텐츠에 대해 영구적으로 접근 가능한 고유 식별자를 전자적 형태로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두 부처가 경쟁적으로 개발함에 따라 결국엔 2개의 식별체계가 존재하게 돼 11억여원의 개발비용이 낭비됐고 사회적 비용도 증가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두 부처의 갈등을 야기시킨 관계자들에 대해 주의를 촉구하고 부처간 역할조정을 통해 국가 식별체계 기술개발사업을 수행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감사원은 통보했다.
정부 산하기관에서 사업을 부적정하게 추진한 사례도 지적됐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은 서울교통방송이 담당하는 수도권 교통방송을 중복 추진했다. 감사원은 공단 이사장에게 관련 지분을 매각하라고 주의를 줬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주택분양 사업 추진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지난 2002년 부산 만덕지구의 토지를 매입한 이후 아파트 882세대를 건립해(총 비용 782억여원) 주택분양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분양실적이 저조해 112억여원의 기대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은 공단 이사장에게 앞으로 주택분양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사전에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등 조기분양 가능성을 검토한 후 필요한 택지를 매입하는 등 철저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다음호 계속
김범석 기자 kimb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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