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 누가 삼키나?
황금알 낳는 거위... 누가 삼키나?
  • 승인 2007.06.2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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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국내 최대 물류기업 대한통운 인수합병 문제

국내 택배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대기업이 앞다퉈 택배시장에 진출하면서 관련시장이 `대형화와 계열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물류기업인 대한통운의 인수합병(M&A)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대한통운 인수문제가 리비아 정부의 `하자보수 문제`로 오랜 기간 표류해 왔으나 대수로의 최종완공증명서(FAC)가 곧 발급될 전망이어서 M&A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대기업들이 대한통운 인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택배 시장이 매년 15~20%씩 높은 성장세를 누리고 있는 데다 택배업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사업이므로 국내도 일본처럼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쏠리게 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CJ 가장 활발

최근 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의 리비아 대수로 하자보수공사가 현재 90% 이상 마무리됐으며 이달 중이면 완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본격적인 M&A 논의가 시작됐다.
대한통운 측이 FAC 발급 사실을 공론화하면서 향후 M&A 움직임은 더욱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대수로 하자보수 완료 예정인 이달 말쯤 리비아측에 FAC 발급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7년째 법정관리중인 대한통운은 법원의 회사정리계획상 리비아정부로부터 대수로 공사 FAC를 발급받아야 매각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현재 대한통운 인수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곳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CJ그룹이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인수합병 일정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판단, 그에 대한 대비책에 대해서도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항마로 최근 급부상한 곳은 CJ그룹이다.
CJ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향후 그룹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물류사업, 특히 대한통운 인수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그룹 회장의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인수준비 작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CJ로서 대한통운 인수는 다소 가벼웠던 기업 이미지에 중량감을 줄 수 있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된다. 현재 CJ는 채권단을 상대로 물밑 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CJ는 지난 4월 금융감독원 조회공시를 통해 "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자금력이 풍부한 롯데와 GS, 한진, 동원 등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대한통운의 매각방식으로 법원과 채권단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이다.
따라서 현 지분과 관계없이 유상신주 `50%+1주` 이상의 주식을 인수하는 기업이 대한통운의 주인이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통운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자금이 최소 1조7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지난 15일 현재 대한통운의 시가총액이 1조6000억원 안팎이어서 지분 51% 확보에 필요한 자금은 8000~9000억원 정도이지만 보유자산과 브랜드파워, 성장잠재력 등 경영프리미엄 등으로 인해 더욱 증가될 전망이다.

절대 강자는 없다?

대기업들이 대한통운 인수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간단하다. 물류사업을 위해서다.
하지만 이를 수행하기 위한 기본 밑바탕이 마련돼 있지 않다. 무엇보다 네트워크망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단시간 내에 이를 확보하기란 말처럼 쉽지가 않은 상황.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택배사업은 대기업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대안으로 충분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네트워크망 구축에 있어 택배만한 게 없다는 것.
실제 택배사업은 전국을 무대로 움직인다. 각사 전략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충청권과 수도권에 메인 거점을 두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촘촘한 네트워크망을 형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를 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손쉽게 네트워크망 구축을 할 수 있는 게 바로 택배"라며 "기업들의 입장에서 볼 때, 어찌 보면 당연한 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재 시장의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도 대기업들의 택배사업 진출을 독려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시장 진입이 용이한가 하면,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한 업체도 없다. 바꿔 말하면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업계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시장이 매년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진출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 상황을 제대로 모르는 외부에선 택배업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남 좋은 일 시키느니…"

아울러 대기업들이 택배시장에 추가로 뛰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어 이같은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지난 1월 중견택배사 로젠택배의 지분 80%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동부건설 물류 부문인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 2월 훼미리택배와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4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동원산업도 지난 5월 KT로지스택배 지분을 인수, 택배시장에 뛰어들었다. 동원산업은 지난 1일자로 택배법인명을 `동원택배`로 바꾸고, 브랜드명도 기존 동원산업 물류부문 브랜드인 `로엑스(LOEX)`를 차용키로 했다.
`유통 2강` 신세계는 자회사 세덱스를 통해 지난해 11월 B2C, C2C의 전국 독자 택배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택배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시장성 때문이다. 국내 택배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7억6000만 상자 전후로 추정된다. 1상자 당 평균 단가를 약 3000원으로 계산할 경우 2조2000억~2조3000억원 규모다.
올해 택배시장은 9만상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개인간거래(C2C) 시장은 매년 50%씩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하나 이유는 자사물량 때문이다. 백화점이나 할인점,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을 보유한 유통업체들에게 "어차피 상품을 배달해야 하는 상황에서 `남 좋은 일` 시키느니 아예 택배업체를 운영하겠다"는 욕구가 생기고 있는 것.
현재 택배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택배 4강` 중 현대와 CJ는 계열 유통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당사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A택배를 인수해 택배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꺼지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SK그룹 진출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올 하반기(7~12월)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대한통운 M&A에는 유통과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웬만한 대기업들의 이름이 모두 거론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택배 선진국인 일본 택배시장의 80%를 사가와큐빈, 일본통운 등 소수 메이저사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볼때 국내시장도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성훈 기자 ksh124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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