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손석희가 스타일을 완전히 구겼다. jtbc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해명자료를 내놓기에 급급하다. 손석희는 이 같은 협박을 당했을 때 바로 신고했어야 했다. 그런데 돈을 보내고 가슴만 졸인 격이다. 나는 작년 손석희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줄곧 비판했다. 손석희도 언론계를 완전히 떠나라. 지금 당신이 있을 곳이 아니다.

25일 이른바 n번방 사건에서 두 명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검색어 상단도 차지했다. 이 방의 운영자인 조주빈과 손석희 jtbc 사장이었다. 이게 무슨 망신인가. 심한 비유를 해본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했다. 손석희가 그런 꼴이다. 누구보다도 정의로와야 할 사람이 입방아에 오르고, 옳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을 보면서도 침묵했다.

손석희는 거의 성역이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이기도 했다. 그럴수록 더 자신을 관리했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다. 거기에 따로 책임도지지 않았다. 그가 소속된 jtbc가 대신 머리를 숙인 셈이다. 이쯤 되면 미안해서라도 못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손석희에게, 나아가 jtbc에 실망하고 있는 이유다.

손석희의 해명을 본다. 궁색하기 짝이 없다. 계속 그럴까봐 돈을 보냈다고 했다. jtbc 측은 이날 손 사장을 대신해 입장문을 내고 "(손 사장이) 자신을 흥신소 사장이라고 소개한 인물로부터 'K씨가 손 사장과 가족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려 한다'는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고, 증거 확보를 위해 (그의 요구대로) 금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K씨는 지난해 '뺑소니 논란'으로 손 사장과 갈등을 벌였던 프리랜서 기자 김웅을 말한다. jtbc 측은 이 사실을 수사 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사 조주빈을 신고해도 (손 사장을 해치려는 사람이) 또 다른 행동책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 조심스러웠다"면서 "흥신소 사장이 조주빈이라는 것은 검거 후 경찰을 통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텔레그램 내용이 매우 정교하고 치밀하게 조작돼 있어서 이를 수사하던 경찰마저도 진본인 줄 알 정도"라며 "이 때문에 한동안 손 사장과 가족들은 불안감에 떨었다"고 덧붙였다.

손 사장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법조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반응한다. 김웅과 격렬한 갈등을 빚었던 만큼, 손 사장이 김씨를 더 강하게 처벌할 수 있는 제보를 조주빈으로부터 입수했다면 이를 당장 수사 기관에 신고하는 게 상식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손석희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불안에 떨었다"면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을 해야 옳았다. 앞뒤가 잘 맞지 않는 대목이기도 하다.

손석희에게 묻고 싶다. “정말 떳떳한가”라고. 손석희는 변명을 했다. 자기 이름이 많이 알려져 유명세를 치르는 것 같다고. 그것은 자기가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다. 언론인은 보다 정직해야 한다. 손석희는 그것과 너무 거리가 멀다. 거듭 요구한다. 이제는 언론계를 떠나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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