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김의겸도 참 끈질기다. 이해찬 대표한테 읍소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언론계 후배로서 안 됐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김의겸도 전체를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기 바란다. 작년에 부동산 투기로 국민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 일로 결국 청와대 대변인을 물러나지 않았는가. 더군다나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이 그 같은 일을 했다면 자숙하는 게 맞다. 왜 나만 살려고 하는가. 만약 김의겸을 공천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전체 선거를 망칠 수도 있다. 민주당은 부동산 투기를 비호하는 당이 된다. 어쨌든 기부를 약속했지만 1년 동안 8억여원의 차익을 남기지 않았는가. 문 대통령과 당을 위한다면 출마를 포기하라. 그게 남자답다.

나는 이 같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내 페친들 가운데도 김의겸을 두둔하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정말 부끄러움이 뭔지를 모르는 인간이네요” “자숙을 해야할 처지에 후안무치한 언행을 하고 있다니 한심하네요” “불쌍한 X들”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청와대 출신 분위기는 나오면 무조건 된다는 망상에 빠져 있다. 촛불이 꺼진지 오랜데도 여전히 촛불타령이다.” 등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그래서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떤가 살펴 보았다. 역시 비난 일변도였다. 왠일인지 김의겸을 편드는 글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네티즌들한테도 인심을 잃은 탓일까. 김의겸도 이것을 알아야 한다. 호남, 특히 군산 민심만 보고 총선에 뛰어들면 안 된다. 거기서는 일정 부분 동정을 살지도 모른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김의겸을 용서하지 않고 있다. 그 본질을 살필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서 부동산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모든 부동산 정책을 펼쳤지만 집값을 잡는데 실패했다. 그 와중에 대통령의 입이라는 사람이 부동산 투기를 해 거액을 챙겼다면 누가 용서하겠는가. 가만히 그대로 잊으면 묻혀질 뻔 했는데 총선에 나와 다시 불을 지폈다. 오히려 야당들은 김의겸이 출마하는 것을 반길지도 모른다. 공격의 대상이 생겼다며.

김의겸은 1일 '이해찬 대표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전북 군산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김의겸"이라고 소개한 뒤 "지난해 12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선언을 했지만 민주당이 예비후보로 받아 들여주지 않아 45일째 군산 바닥을 표류하고 있다"고 썼다. 이어 "(후보자검증위 보류 판정은) 다 제 부동산 문제 때문이다. 민망하고 송구하기 그지없다"면서 "하지만 나름대로는 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약속대로 집을 팔았고 매각 차익 3억7000만원을 어느 재단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자검증위에 대해서는 "검증위 현장조사팀이 두 차례 저희 부부를 만나 조사를 했다. 김경협 검증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문제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김의겸은 스스로 무덤을 팠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히려 관심을 더 받게 됐다. 민주당을 곤혹스럽게 한다고 할까. 정치감각도 제로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저작권자 © 광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 칼럼은 신문사의 논지와 견해에 있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