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안철수가 돌아온단다. 손학규는 새 됐다. 그가 오면 자리를 내준다고 했으니 깨끗이 물러나라. 또 여기저기 기웃거릴까. 비례대표 한 자리라도 기대했을텐데 물건너 갔다. 손학규는 국민들한테도 미운털이 박혔다. 쓸쓸한 퇴장만이 기다리고 있다.

안철수가 정계 복귀를 한다고 하는데 왜 손학규가 먼저 떠오를까. 나만 그런 느낌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줄곧 손학규의 정계 은퇴를 촉구해 왔다. 정말 이번이 기회다. 안철수에게 물려주고 멋지게 물러나라. 그래야 마지막 명예라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안 그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어디든 기대려고 작업을 할 것이다.

안철수의 정계 복귀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나는 안철수도 정계를 떠나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안철수가 한국 정치에 기여한 공은 없다. 어쩌다가 인기를 얻었고, 서울시장 후보-대통령 후보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게 안철수의 한계다. 안철수는 바람으로 정치의 한 축을 차지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또 상황이 바뀌었다.

안철수의 재기 여부는 국민, 즉 유권자의 손에 달려 있다. 20대 총선처럼 국민의당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호남에서도 안철수 지지 기반은 없다. 대안신당 측이 안철수에게 붙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유승민의 새로운 보수당 측과 손을 잡기도 어려울 듯하다. 독립을 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을 게다.

안철수는 2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 드리겠다"고 밝혔다. 안철수는 독일을 거쳐, 미국에 머물러 왔다. 귀국을 공식화 한 것이다. 올 4월 총선에 참역하기로 한 것은 잘한 선택이다. 정치인은 총선을 통해 1차 심판을 받는다.

안철수는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면서 "우리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봉사'라는 제 초심은 변치 않았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외로운 길일지라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의 마음을 소중히 돼 새기면서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안철수가 신당을 만들어 교섭단체만 구성한다면 성공작으로 볼 수 있겠다. 그게 가능할까. 안철수 신당은 안철수 한 명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 같은 폭발력도 떨어졌다. 그것을 되살려야 하는데 녹록치 않을 터. 안철수가 국내를 너무 오래 비웠다. 그동안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그가 만들었던 국민의당도 뿔뿔이 흩어졌다.

안철수가 다시 살려면 초강수를 두어야 한다. 물론 틈새는 있다. 그것을 파고들어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그 길이 쉽지는 않겠지만.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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