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손석희가 jtbc 뉴스룸 앵커 자리에서 내려온단다. 나는 손석희 폭행 및 뺑소니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그의 하차를 주장해 왔다. 손석희가 정직하지 않아서다. 손석희는 과대포장된 측면이 적지 않다. jtbc의 뉴스 영향력은 현저히 떨어졌다. 손석희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손석희를 보면 이재명이 생각난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 둘다 입이 무척 거칠다. 대중이 이들에게 등을 돌리는 이유다.

손석희가 jtbc 간판스타였던 것은 맞다. 둘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었다. 손석희의 하차에 대해 보도국 기자들은 23일 밤 성명을 내고 반대했다. 나는 그런 기자들이 오히려 측은한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 손석희에게 기댈 것인가 묻고 싶다. 손석희는 이미 신뢰를 잃었다. 예전의 그가 아니다. 왜 그런 점은 깨닫지 못하고 있는가.

나는 손석희 사건 당시 jtbc 기자들에게 촉구한 바도 있다. 왜 침묵하고 있느냐고. 그 때 손석희 퇴진을 주장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가만히 있었다. 기자로서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 옳지 않음에 대해서는 제아무리 손석희라 하더라도 거취를 정리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손석희는 버티었다. 누가 나를 자를 수 있겠느냐고 과신했을 지도 모른다.

jtbc 사주인 홍석현 회장을 비난하기도 한다. 손석희를 쳐냈다고. 그렇지 않다고 본다. 손석희가 스스로 앵커직에서 하차하기를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으니까 내려오라고 했을 터. 이는 당연한 결과다. 손석희가 공신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계륵 같은 존재일 가능성이 크다. 사람도 용도가 다하면 쳐내기 마련이다. 그 전에 거취를 정리했더라면 잘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기자협회 JTBC지회는 "JTBC의 보도 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온 앵커의 갑작스러운 하차에 반대한다"며 사내에 성명서를 게시했다. 지회는 "이번 앵커 하차는 보도국 구성원들이 배제된 채 결정됐다"면서 "이에 우리는 보도 자율성의 침해를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측의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JTBC는 이날 공식자료를 통해 "'뉴스룸'을 6년4개월 동안 이끌어왔던 손석희 앵커는 앵커직에서 물러나 대표이사직만 수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 사장의 후임으로는 서복현 기자가 정해졌다. 이에 따라 손석희 사장은 2020년 1월 1일과 2일 '뉴스룸'과 함께 진행되는 '신년특집 대토론'까지만 앵커직을 유지하게 됐다.

손석희는 그동안 언론계의 황제로 군림해 왔다.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도 항상 그의 차지였다. jtbc가 손석희를 함부로 내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원한 1위는 없다. 손석희가 그것을 말해준다. 아마 지금쯤 조사하면 1위를 못할 지도 모른다. 오늘도 지인에게서 손석희의 전횡을 들었다. 만기친람형이라고 했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격이라는 것. 그런 리더십은 필요하지 않다. 손석희 시대도 갔다.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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