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9일 자전적 에세이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출판기념회를 한다. 대전시민대학에서 북 콘서트 형식으로 연다. 제목만 봐도 짐작이 간다. 검찰을 비판하기 위함이 읽혀진다. 물론 어떤 책을 내도 자유다. 출판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그가 출판기념회를 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그래서 주목과 동시에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황운하는 현재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울산 김기현 사건도 그가 울산경찰청장으로 있을 때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 하명 수사가 불거진 상황이다. 당사자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누가 봐도 냄새가 난다. 그것을 아니라고 하니 더욱 의심이 간다. 의심 가는 대목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캘수록 더 짙어진다. 그 중심에 황운하가 있음은 물론이다.

나는 그를 쭉 보아왔다. 검찰을 죽도록 미워하고 있는 경찰관계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경찰 수사권 독립을 주장해 왔던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논리는 강한 편이 아니다. 이번 책 제목에서도 그것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제목까지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모든 게 자기 합리화다. 자기 변명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황운하는 대전지역 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이번 출판 기념회는 그것까지 염두에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반려된 상태다. 수사 중이서 안 된다는 이유다. 검찰 소환도 예정돼 있다. 그럼 자숙하는 게 맞지 않을까. 보통 사람 같으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런데 황운하는 그 반대다.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듯하다.

내 경험칙 상 황운하는 신병처리될 가능성도 크다. 직권남용 의혹이 짙다. 출마 자체도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출판기념회를 강행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아니면 말고 식일까. 이판사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고위 공직자로서 취할 자세가 아니다. 황운하 개인 뿐만 아니라 경찰 조직에 피해를 줄 공산도 적지 않다.

그 자리에서 무슨 얘기를 하겠는가. 아마도 검찰 욕을 할 것으로 본다. 황운하의 존재감은 검찰의 대척점에 있다. 그것을 또 다시 이용하려 할 것이다. 앞서 그는 유시민의 ‘알릴레오’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다. 거기서도 똑같은 소리를 했다. 황운하는 사람이 가볍다고 할까.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하는데 막무가내다. 경찰 조직도 그를 아끼기 보다 성가신 존재로 인정하지 않겠는가. 부담이 돼서다.

황운하에게 인생 선배로서 이 말은 꼭 해주고 싶다. “산을 올라가면 다시 내려와야 한다. 하산을 잘 하는 것이 멋진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지금 황운하가 하는 모습을 보면 추하게 비친다. 왜 그렇게 살까. 앞으로 살 날도 많다. 울산청장으로서 잘못한 게 있다면 사실대로 고백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으로 본다. 역사는 정직하다. 뉘우치는 자에게는 기회도 온다. 본인 자신을 한 번 되돌아 봐라.

오풍연 칼럼니스트
오풍연 칼럼니스트
  • 1979년 대전고 졸업
  • 1986년 고려대학교 철학과 졸업
  • 1986년 KBS PD, 서울신문 기자 동시 합격
  • 1996년 서울신문 시경 캡
  • 1997년 서울신문 노조위원장
  • 2000 ~ 2003년 청와대 출입기자(간사)
  • 2006 ~ 2008년 서울신문 제작국장
  • 2009년 서울신문 법조大기자
  • 2009 ~ 2012년 법무부 정책위원
  • 2011 ~ 2012년 서울신문 문화홍보국장
  • 2012. 10 ~ 2016. 10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 2012. 09 ~ 2017. 02 대경대 초빙교수
  • 2016. 10 ~ 2017. 09 휴넷 사회행복실 이사
  • 2017. 10 ~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 2018. 05 ~ 현재 오풍연 칼럼방 대표
  • 2021. 05 '윤석열의 운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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